예년에 비하여 유달리 강수량이 많았던 금년 장마는 많은 피해를 만들어 내고 끝이 났고 바로 이어서 폭염이 찾아왔다. 그러나 과거처럼 예상이 가능한 강우량의 수준이 아니고 두세 배 이상의 폭우가 쏟아졌으니 특히 농촌의 장마 후의 모습이 안쓰러운 부분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지구촌의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한반도가 아열대 기후로 점차 변한다는 이야기는 이제 점차 피부로 느껴지고 있다. 정부에서는 식물자원을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기후변화에 대비하여 연구를 하고 있다.

그 중에서 아깝고 안타까운 것이 있다. 장마기간에 하늘이 우리에게 주어진 수자원이 더 이상 우리에게 자원으로 남아주는 것이 아니라 받는 즉시 소진해버리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일 년 강수량 중 6월에서 9월 사이가 전체 강수량의 2/3를 차지할 정도로 계절에 따른 편차가 많고 연도별 지역별로도 편차가 많다. 또한 국토의 65%가 산악지형으로 되어있고 하천경사가 급한 지리적특성으로 홍수가 일시에 유출되고 갈수기에는 유출량이 적어서 하천수질오염이 증가하는 수자원 이용측면의 불리한 자연조건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홍수와 가뭄이 반복되는 연례행사를 치르고 있다. 물론 전국 여러 곳에 설치된 대형 댐 덕분에 그나마 수자원 이용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지만 아직 수자원 이용측면에서는 후진국이라는 오명을 벗기에는 부족함이 많다.

강수 총량에서는 세계 평균을 넘어서지만 국민 1인당 강수량이 세계 평균의 1/8 임을 따져보면 물부족국가로 분류되는 것이 위기감을 느끼게 한다.

대형 댐을 많이 만들어서 수자원 관리를 하는 것도 좋지만 전국의 계곡마다 소류지를 많이 만들고 빗물 저류조를 도심 곳곳에 설치하여 소중한 수자원의 낭비를 막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 아닌가 한다.

선진외국의 경우를 보면 산꼭대기와 급경사지에 소류지를 많이 만들고 경사도가 심한 산악지형에 도로를 낼 때는 절개지를 노출하는 대신 터널을 뚫어서 생태계보호와 강우피해를 줄이고 수자원의 이용에 적극적인 방법을 보여주고 있다.

옛날 우리 선조들은 비가 오면 처마 밑에 양동이를 받쳐놓고 빗물을 활용하여 여러 용도로 이용을 하였는데 벤쿠버 동계올림픽의 예를 들면 빗물이 생활용수와 난방 및 조경용수로 사용되었다.

이제 빗물 이용에 대한 자세를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가 되었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멀리 있는 수자원을 이용하기보다는 주위에 있는 수자원을 이용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속절없이 흘러가버리는 빗물을 이용하는 방법을 마련하는 것도 조경인이 해야 할 일이 라는 생각이 든다.

공원에 지하저류조를 만들고 주거지와 공공장소에도 필요한 물을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조경시설물과 함께 갖추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이라도 물문제는 조경계에서 나서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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