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해남군 북일면 만수리 일대의 논농사지가 현재는 개간돼 녹나무 생산지로 이용되고 있다. 이곳은 오래도록 습지였던 터라 단번에 옥토로 만들긴 힘들었을 뿐 아니라 주변 농지에서 흘러 들어오는 물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그 토양 위에는 컨테이너 방식으로 녹나무가 생산되고 있고 그 어느 농장보다 품질 좋은 조경수로 자랐다. 이 재배법은 공중에서 식물을 생장시키기 때문에 토양의 상태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밭농사를 지었던 또 다른 해남 토양은 매우 건조하다. 토양만 건조한 것이 아니라 이 곳은 최근 1달 동안 비가 내리지 않았다. 이 공간 역시 컨테이너 방식으로 고급수종인 송악을 식재했고, 성인 남자 키를 훌쩍 넘는 2m 높이의 먼나무도 건실하게 자라고 있다. 개구율이 높은 컨테이너를 이용하기 때문에 나무의 습성이 변해 건조한 환경에서도 무난하게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최대한 자연 그대로의 환경에서 적응할 수 있도록 인위적인 조절을 줄이고 컨테이너 방식을 차용해 공간 활용 및 생산효율 그리고 굴취 및 이동의 편리성까지 얻었다는 (주)녹색조경(대표 장용기)은 컨테이너 재배 방식이 널리 퍼지면 향후 조경수 생산 효과를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 결과는 전남 해남 농장에서부터 영암, 장흥 등에서 입증됐다.

개구율 최대 65% 높여…가뭄도 ‘거뜬’
이 회사가 개발한 컨테이너 재배 방식은 다수의 관통공이 형성된 이식용 컨테이너를 이용하는 것으로 가장 큰 특징은 용기 구멍이 전체의 34%~65%로 꽤 큰 수치의 개구율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넓은 개구율의 컨테이너에서 묘목을 키울 경우, 관리비용이 크게 절감되는 등 여러 측면에서의 경제성이 4~5년간의 실 사례로 입증됐다. 특히 운반이 쉽고 뿌리가 측벽 혹은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다는 점이 최대의 강점이다.

녹색조경 농장은 묘목에서부터 강한 환경에 키운다. 비닐하우스 안에서 조심스럽게 키운 것이 아니라 어린 묘목부터 추위와 더위 그리고 가뭄까지 강한 환경에서 키워 자랐기 때문에 내성이 생긴 것. 때문에 추위에 강하고 또 물을 주지 않아도 스스로 잘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물은 식재 후 3일간만 충분히 공급하고 이후에는 추가 공급을 해주지 않는다.

장용기 대표는 “강한 환경에서 키워야 아가씨가 되어 상품성을 보일 때까지 잘 성장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또 그렇게 성장한 나무가 향후 식재된 후에도 잘 자랄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강조하는 수목 재배법은 환경이 잘 정비된 비닐하우스에서 물을 주며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자연과 최대한 가까운 환경에서 키우는 것이다.

물론 어린 묘목들이 100% 살아남지는 못한다. 하지만 강하게 키워 살아남은 묘목을 큰 컨테이너 용기로 옮겨 심고 또 다시 자연 그대로의 거친 환경에서 그대로 키우면 하자율이 거의 없는 좋은 수목으로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컨테이너 방식의 식재 방법은 우선 이동로를 피해 컨테이너를 정렬해 배치하고 그 안에 흙은 간단히 굴삭기를 이용해 넣는다. 이후 식재하면 묘목 이식 과정이 끝난다. 이 회사의 설명에 따르면 대략 하루에 1000개 정도를 식재할 수 있다고 한다.

이식·운반도 쉬워, 경제성 높이다
이렇게 식재된 수목은 일반적인 이식방법과 다르게 뿌리돌림이나 별도의 분뜨기를 할 필요가 없다. 또한 넓은 구멍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뿌리가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빛이 뿌리 성장을 억제시키기 때문이다. 잔뿌리들은 컨테이너 내부 10cm 가량에서 더이상 바깥으로 나오지 않는데 이 뿌리들은 향후 시공과정에서 식재할 경우, 매우 빠르게 번식하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해남 농장 관계자는 “생장하면서 뿌리가 발달하지만 공기와 접촉하면 뿌리가 죽는 것을 스스로 인식해 놀랍게도 그 용기 안에서만 자란다”면서 “이 뿌리들은 언제든 환경만 주어지면 뻗을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판매된 후 더 빠르게 뻗어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세근과 직근이 컨테이너 내부에서 균일하게 성장하기 때문에 지주목 없이도 성장할 수 있으며 수형 또한 좋다. 특히 수관 폭 문제를 언급하곤 하는데 컨테이너 간격을 조금만 조절하면 원하는 만큼의 수관 폭을 충분히 얻을 수 있다.

이 방식으로 생산할 경우, 노지 재배보다 50% 이상 제초작업을 감소시킬 수 있다. 컨테이너 내부만 관리해주면 되기 때문에 제초에 대한 관리 품도 적을 뿐 아니라 노지보다 잡초 양도 매우 적다.

또한 건조에도 강하기 때문에 옥상녹화 등 인공지반녹화 시에도 매우 유용하다. 공극률이 높은 컨테이너 용기는 물을 머금고 있지 못하는 환경에서도 적응이 빠르다. 때문에 식물들이 건조함에 익숙해지는 것이다.

‘컨테이너 방식이 동해 피해가 클 것’이라는 상식도 과감히 깼다. 뿌리가 땅속에 심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포트에 담겨져 있기 때문에 나무 입장에서는 첫 겨울은 몹시 지내기 힘들 것이라는 것은 당연한 이치. 하지만 어릴 적부터 컨테이너 용기에서 겨울을 견딘 나무들은 향후 다른 곳으로 이식될 경우에도 하자율이 거의 없다.

용기는 성인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로 넓은 구멍을 가지고 있지만 나무가 심어지면 흙이 흘러내리지 않는다. 특히 이 용기에는 인공토가 아니라 일반 흙 70%에 유기물 퇴비 30% 정도를 섞어 넣는데, 나무 잔뿌리가 발달하고 점차 흙의 양분을 이용하게 된다. 양분이 빠진 흙은 서로 뭉쳐서 강하게 굳어져 단단한 틀을 만들었던 것이다.

장 대표는 “용기가 가벼워야 하고 또 가격도 저렴해야 한다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고, 이 요건을 갖추기가 쉽지 않았다. 몇 번 실패도 거쳤지만 결국 5년간 실 사례로 매오 높은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이 방식은 관리가 쉽고 또 굴취 및 이동이 편리할 뿐 아니라 가격 경쟁력까지 갖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처음에는 이 콘테이너 제품을 만든다고 했을 때 반대하는 전문가들도 많았다. 또 가볍고 가격도 싼 소재를 만들려다 보니 실패도 겪어야 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저렴한 컨테이너 용기를 생산하게 된 것이다.

그는 또 “현재 생산되고 있는 6종류 외에도 추가로 55ℓ·65ℓ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컨테이너 수목 재배가 이동 편리성을 높이는데 주목했던 만큼 성인 남자가 혼자서 들 수 있는 크기인 45ℓ를 최대 크기로 했으나 앞으로는 장비로 이동할 수 있는 대형목을 위한 컨테이너도 생산할 것이라는 목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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