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우면산 산사태 원인조사단의 발표가 있었다. 이번 산사태의 이유를 집중호우와 높아진 지하수위, 토석과 유목에 의한 것으로 꼽았다. 이런 조사 발표를 두고서 여러 분야에서 가타부타 말들이 많다.

기본적으로 비가 많이 온 자연현상 때문에 문제가 생긴 것을 첫째 원인으로 당연하게 받아들여지지만 많은 인명과 재산피해가 엄청나게 발생하였기 때문에 그 책임 소재와 보상여부와 규모 때문에 논란이 쉽게 가라앉기가 어려워 보인다.

암만 자연재해가 컸어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의 피해가 없었다면 우리는 그저 자연의 섭리라고 생각하고 지나갔을지도 모른다. 지구상에는 크나큰 자연재해가 발생하고 그것이 많은 세월이 지나면서 자연적으로 복구가 되는 놀라운 복원력을 자주 접하게 된다.

우리는 어쩌면 자연현상을 거스르면서 살다가 이러한 피해를 입는지도 모른다. 자연은 그냥 두면 알아서 흘러가고 알아서 쌓이고 하는데 그렇게 되는 지역에 우리가 찾아가서 피해를 자초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을 해볼 일이다.

수 년 전에 수해로 강원도에 피해를 본 곳 중에 계곡의 물길을 돌리고 축대를 쌓아 살던 곳이 많은 피해를 보았다. 자연은 그저 하던 대로 흘러갔을 뿐인데 우리는 그 피해에 대하여 원망을 하고 슬퍼하며 안타까워한다.

우리나라 지형은 노령기에 해당하여 산은 화강암 암반 위에 평균두께가 1m 안팎의 불안한 구조의 토층으로 구성되어있다고 한다. 이러한 곳에 비가 많이 오면 물이 흙으로는 금방 들어가고 돌에는 물이 못 들어가서 그 사이로 물이 많이 들어가 부력이 생겨서 흙이 떠내려갈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이런 땅에 개발을 하고 흠집을 내면 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우면산 상부의 급경사지를 하부의 넓고 완만한 경사지가 넉넉한 무게를 가지고 고목의 뿌리처럼 오랜 세월을 버티어 왔는데 그 사이를 남부순환도로가 생기면서 흠집이 생기고 나무의 영양을 흡수하는 잔뿌리가 잘리운 상태가 되면서 발생했을법한 오래된 원인에 대해서는 간과하고 있지는 않은가, 물길이 지나가는 곳에 건물을 짓고 아파트를 지어서 피해를 당하지는 않았는지에 대하여는 사안이 워낙 커서 말도 못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인간이건 자연이건 가장 중요한 것이 순환이고 흐름이다. 들어오는 것이 있으면 나가야 할 곳이 있어야 하는데 피해를 당하고서야 배수체계가 필요하다고 대책을 말한다. 사람은 훌륭한 음식을 아무리 잘 먹어도 배설이 안되면 죽게 되고 값비싼 나무에 물과 비료를 암만 많이 주어도 배수가 안되면 그 나무는 죽게 된다.

기술자와 전문가들은 이런 자연의 원칙에 입각하여 제대로 일을 하고 있는지 이번 기회를 통해서 뼈저리게 반성을 해야 될 일이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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