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승’은 지방지정문화재에 속하는 국가지정문화재로 문화재청에서 경치가 뛰어난 지역을 대상으로 지정한다.

명승은 지정문화재의 종류 중 기념물에 해당하는 것으로 지정되는 기준을 보면 첫째 이름난 건물이 있는 경승지 또는 원지(苑地), 둘째 화수(花樹), 화초, 단풍 또는 새와 짐승 및 어충류의 서식지, 셋째 이름난 협곡, 해협, 곶, 급류, 심연, 폭포, 호소 등, 넷째 이름난 해안, 하안, 도서 기타, 다섯째 이름난 풍경을 볼 수 있는 지점, 여섯째 특징이 있는 산악, 구릉, 고원, 평야, 하천, 화산, 온천, 냉광천 등이다.

일단 명승지로 지정이 되면 그 구역 내에서는 현상 변경은 물론 동식물, 광물까지도 법률로 보호받게 된다. 이런 명승 지정의 배경에는 우리나라 전통조경을 연구하는 학자들의 노력이 많이 숨어 있다.

지난 주말에 본 지에서는 조경인들의 건강과 공부, 소통을 위하여 전라남도 담양에 소재한 명승지를 둘러보는 뚜벅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조경학을 전공하는 학생부터 설계자, 시공자, 교수 등 각 계 각 층의 참여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소쇄원 일대의 누정을 차례로 둘러봤다. 소박한 규모 속에서 살아있는 선조들의 문화와 전통을 느끼면서 기분 좋은 걸음질을 했다.

이런 소중한 우리의 문화유산이 자랑스럽기는 한데 이러한 문화유산의 관리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는 참가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 있었다.

소쇄원의 경우는 너무 알려져서인지 수많은 인파 속에서 몸살을 앓고 있는 누정을 보면서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통조경의 백미라고 찬사를 하고 각종 연구를 하였지만 아직 적정 이용에 대한 연구라든지 잘못된 이용과 관리에 대하여 제대로 모니터링이 안 되고 있다.

다른 누정들도 너무 허술하게 노출되어 있어서 아슬아슬한 느낌마저 든다. 예전의 낙산사 화재사건이 자꾸 떠오르는 것은 괜한 이유만이 아니다. 우리의 문화재는 전통을 이어오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사라지는 데는 한순간이 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외국의 전통문화와 기념물을 가지고 있는 나라 중에는 적극적인 유지관리와 스토리텔링을 통하여 수많은 관광객을 불러들이고 막대한 외화 수입을 얻고 있다. 우리나라를 찾는 관광객들은 우리 문화의 속살을 보고 싶어 한다. 국보와 보물에 대한 관리도 당연한 일이지만 명승에 대한 적정보존을 위한 관리와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

그동안 우리의 명승을 지정하기 위한 노력을 했다면 이제는 관리 행정을 더 넓게 펼쳐야 하겠다. 명승에 대한 사후정비와 활용계획 비효율적인 부분에 대한 고민과 인력투입 그리고 명승을 소유하고 있는 후손들에게 적정보존을 담보할 수 있는 조치가 되어서 전통과 문화적인 가치가 유지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휴식년도 없이 밟혀지고 있는 명승에 대한 유지관리 책임은 현 시대에 사는 우리의 책임이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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