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이나 해안을 따라 놓인 데크길은, 사실 습지에 기둥을 묻어둔 경우가 많다. 연약지반에 설치하려면 특수공법이 사용돼 비용도 늘어날뿐더러 홍수 때는 휩쓸려 자칫 파손될  우려도 크다. 뭐 좋은 방법이 없을까?

습지나 해안가는 연약지반이기 때문에 데크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바닥면 일부를 굴토해 낸 후에나 시공이 가능하다. 또한 이런 곳에 콘크리트 타설을 하기 위해서는 기둥이나 말뚝을 박아 지지대로 이용하거나 특수한 파일 처리를 해야 하는데 그 비용이 많게는 지지대 한 개당 200만원을 호가하는 등 단가가 매우 높아진다.

사실 이런 방식으로 어렵게 시공을 했다 쳐도 공사 기간이나 환경오염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 더욱 힘이 빠진다. 오히려 콘크리트 타설 그리고 습지의 물을 배수시켰던 과정에서 생태계를 파괴시켰다는 환경단체의 비판까지 받기 십상이다.

(주)한국수완(대표 이동섭)의 DP기초공법은 제품화되기도 전에 발주처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고 하니, 습지 등 연약지반에 이용할 수 있는 지지대에 대한 고민들이 높았던 점을 쉽게 알 수 있다. 특히 이 제품은 습지의 연약지반 등에도 간단히 구조물을 삽입해 쉽게 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가격까지 저렴해 오히려 업계에서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DP기초공법’은 2년 전 특허출원을 위해 올려놨던 기술을 한 현장에서 확인한 뒤 제품화를 요구하면서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특허 출원은 해놨지만 개발비 등의 문제로 제품화는 지연되던 것을 관련 업체가 불을 지펴준 것이다.

이 제품을 개발한 이동섭 대표는 “습지 지역에서 콘크리트 방식으로는 시공이 까다로울 뿐 아니라 지지력 확보 부분도 보장할 수 없어서 새로운 방법을 찾아 나서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을 시작할 당시 애로사항이 생각보다 많았다. 특히 지지대의 ‘각도를 얼마로 해야 하느냐’하는 부분은 이 제품의 성패를 가늠할 정도로 중요한 요소였다. 결국 그는 이와 유사한 제품을 앞서 공급, 시공해왔던 일본의 데크 및 교량 전문기업을 찾아 나섰다. 생각 외에 그 회사에서는 이 제품에 관심을 보여줬고 또 조언까지 해줬다. 그 도움을 받아 생산한 제품이 바로 지금의 구조다.

4개의 핀 경사지게 꼽아…지지력 설계
이 제품은 상판(직경=50cm)과 하판(직경=28cm) 두 개의 판이 기초가 된다. 두 판은 수평을 이루며 연결돼 있는데 판에 뚫어져 있는 4개의 구멍에 하단부를 지지해줄 ‘핀’ 4개를 각각 끼우고 전동해머드릴 등을 이용해 박으면 된다.

이 핀은 지지력 설계에 따라 15kN일 경우에는 핀 두께를 Ф34m/m 정도만 이용하면 되는데 30kN의 경우에는 48.6m/m을, 50kN은 Ф60.5m/m 등으로 그 두께를 늘려 지지력을 높일 수 있다.

4개의 핀을 모두 박은 후에는 이물질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고무캡을 씌우고 상판 브래킷에 데크의 구조물을 끼운 후 나사로 조이면 시공이 끝난다.

사실 시공이 너무 간단해 오히려 그 지지력에 의문을 품는 이도 많았다. 그러나 이 제품은 지지파일의 하단부인 4개의 핀이 습지 등의 바닥에 경사지게 설치돼 하중이 지속적으로 작용돼도 침하가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설치 현장에서 지지력과 침하측면이 안정한지를 검사하는 평판재하시험을 실시한 결과 최대재하하중인 99.1kN/㎡에 이르기까지 ‘항복하중’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이는 침하양상을 보이지 않았다는 얘기로, 시험했던 3개 지역 모두 허용지지력 기준치를 넘겼으며 이탈 및 침하에 안정하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소재가 주출 또는 닥타일로 제조돼 있어 내부식성 등의 손상 피해도 적다는 점도 장점이다.

핀 길이는 보통 1.5m를 사용하는데 이는 점성토의 경우 환산N치 1이상, 사질토의 경우 환상 N치 3이상의 토질 기준이다. 만약 점성토의 물성 때문에 더 긴 지지대가 필요하다면 핀을 연결해 길게 사용해야 하며 연약지반이 아닌 곳에서는 지지대 길이를 이보다 짧게 사용하면 된다.

네 다리 중 하나라도 장애물로 인해 더 이상 박히지 않을 경우에는 가능한 위치까지만 박은 후 위쪽을 잘라내면 된다. 지지대가 35도로 각각 중심을 잡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시공 편의 높이고…비용·환경파괴는 낮춰
일본에서는 이미 이와 유사한 제품이 앞서 개발돼 다양한 곳에 적용해왔다. 지난해까지 국토교통성에 설치했던 것만도 223개소다. 특히 습지뿐 아니라 전망대 등 사면에 설치할 때도 유리해 그 사용량이 더욱 많아졌다.

물론 일본에서 개발된 제품과 이 회사의 제품은 다소 차이가 있다. 일본 제품의 경우, 상부를 콘크리트를 이용해 지지력에 따라 상부의 크기를 키우는 방식이지만 이 제품은 콘크리트가 아닌 2개의 판으로 구성했다는 점이다. 때문에 지지력을 상부 콘크리트 크기로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핀인 파이프의 두께로 조절한다. 콘크리트가 아니라 일정한 크기의 본체를 사용한다는 측면에서 더 개선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사용하는 핀도 일본의 경우, 3개를 이용했으나 한국수안은 4개를 사용해 더욱 안정도를 높였다. 그러나 가격은 오히려 저렴해졌다.

이 대표는 “그동안 사면, 습지 등 물이 찬 곳, 환경 보호가 필요한 곳 등은 데크 시공에 매우 곤란했던 지역이다. 하지만 이 지주기초는 이런 지역에서 오히려 빛을 발한다. 경량이기 때문에 인력으로도 충분히 운반할 수 있으며 전동공구만으로도 시공이 가능하다”고 설명하면서 “고인 물을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시공하면 되기 때문에 자연환경 피해도 적다”는 점도 빼놓지 않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동결심도가 깊은 곳, 급사면 등 일반적인 기초 공법으로 설치가 어려운 장소 역시 거뜬히 시공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더욱 사용분야가 넓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시공방법

 

① 지반정리 후 본체 위치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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