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의 마지막 ‘뚜벅이 프로젝트’ 행선지는 수백년 동안 울창한 숲을 유지해온 광릉숲을 안고 있는 국립수목원(옛 광릉수목원)이었다.

전날 오전, 소리 소문 없이 내렸던 수수한 첫눈이 흔적만 남아있던 10일. 다행히도 눈은 내리지 않았지만 겨울이 성큼 다가온 듯 매서운 찬바람이 코끝을 시큰거렸다. 대신 명랑한 하늘과 울창한 산림에서 뿜어져 나오는 산뜻한 공기가 이날 국립수목원에 모인 50여명의 뚜벅이들과 동행해 색다른 겨울 정취를 선사했다.

이날 오전과 오후 일정 내내 숲해설사가 함께 해 메타세콰이어, 낙우송, 물푸레나무, 저어나무, 전나무 등 다양한 식물에 대한 설명을 덧붙여 주어 수목원을 더욱 풍성하게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줬다.

또한 권영한 광릉수목원 식물조사과 실장까지 설명을 더해 수목원의 전문 지식 그리고 관리 및 유리온실 운영에 대한 향후 계획들까지 더욱 많은 정보들을 얻을 수 있었다.

조선 7대 임금 세조의 능이 위치한 광릉숲은 1368년부터 공식적으로 기록돼 온 유일의 자연림으로 500여년간 숲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곳이다. 이곳은 산림 천이 마지막 단계인 극상림으로, 학술보호숲인 서어나무숲이 보존돼 있으며 멸종위기 동물인 크락새도 함께 살고 있어 학술적으로도 가치가 높은 곳이다. 2010년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도 등재된 바 있는 이곳은 온대 활엽수림을 비롯해 식물 2983종, 동물 2881종 등 각가지 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그 가치만큼이나 숲에서 느껴지는 위용과 은은하게 퍼지는 전나무 향도 진하게 가슴을 적셨다. 그리고 걸음걸음마다 ‘뚜벅이’ 참가자들에게 새로운 힘을 불어 넣어주는 듯 했다.

야생동물원까지 들릴 수 있는 기회를 얻어 백두산 호랑이, 반달가슴 곰, 시베리아 늑대 등 야생동물까지 만날 수 있었으며 미공개 지역인 유리온실도 참관해 각종 토종 식물 및 보호종도 살펴봤다. 이로써 자연림의 소중함 그리고 그 가치를 지켜가고자 하는 국립수목원의 노력까지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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