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년 한 해를 보내면서 매우 힘든 한 해였다고 회고를 하고 다가오는 새 해에는 걱정 반, 기대 반을 하면서 새로운 마음을 다지게 된다. 가장 힘든 때가 당해년도 이었고 지나고 보면 힘들지 않을 때가 없었지만 그래도 모두 극복하고 견디며 오늘에 이르렀다고 본다.

그중에 유별나게 2011년은 조경에 대한 폄하와 무시 또는 귀속 점령을 하려는 시도가 많아서 많은 조경인들의 공분을 만들어 냈다.

십 년도 넘게 이야기되고 있는 수목 뿌리분의 고무바 사용 유해논란은 MBC 저녁뉴스에 또 불거져서 편파적인 해석으로 조경공사를 하는 조경인들에게 책임을 뒤집어 씌워버린 적이 있다. 객관적인 소명자료도 있고 검증논리도 있건만 아직 대한민국 조경은 그렇게 도매금으로 난타를 당하고 있다. 반항을 하여도 알아주지 않고 이미 떠난 화살은 가고 없는 격이 됐다.

건축계에서 바라보는 조경의 시각도 귀속 내지는 점령하려는 모습으로 일관된 2011년이었다. 조선일보에 보도된 ‘건축가들에게 물어본 한국 대표건축’이 선유도 공원, 청계천, 광화문 광장 등이 대상에서 거론 된 것이 과연 건축이 생각하는 조경의 범위가 많은 조경인들을 화나게 했다.

정부에서도 공공건축상이라는 제도에서 폐철도부지 푸른길 조성사업, 조선 테마공원, 도천 테마파크, 시화인공습지 등을 건축의 범주로 넣어서 과연 조경에 대한 인식이라도 있는지 의심스럽게 했다. 한술 더 떠서 ‘건축기본법 개정안’에 조경을 건축의 아류에 넣고 하위 공종화하는 건축의 조경 구속을 시도하고 있다.

산업디자인계에서는 ‘산업디자인 진흥법 일부 개정안’의 내용에서 ‘조경 및 도시계획 관련디자인’을 관련법에 포함하는 시도가 있어서 반대의견을 표한 바가 있다.

무엇보다도 2011년을 가장 뜨겁게 달군 이슈는 ‘도시숲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안’이다. 관련 산업끼리 상생을 한다는 명분아래 소통이 없는 일방적인 법률 제정 추진이 임업이 조경업을 점령하려한다는 위기감과 말도 안되는 논리에 반박하며 조경인들의 한 뜻이 된 ‘도시숲법 제정반대 토론회’가 2011년의 마지막 몸부림이 됐다.

조경을 대한민국 산업의 당당한 하나의 독립된 분야로서 인정받기 위한 ‘조경기본법’ 제정이 쉽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진 도전과 압박이 조경인들의 2011년을 힘들게 했다.

더욱 문제인 것은 이렇게 지나온 도전과 압박이 2012년에도 꾸준히 자행되리라고 본다. 이에 조경인들의 새로운 자세가 요구되어진다. 본인이 영위하고 있는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업역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인문학적인 소양을 키우고 사회과학적인 인식이 필요하다. 2011년에 업역 보호를 위하여 헌신한 분들은 조경기술인으로서의 역할보다 사회과학적인 관심과 접근으로 봉사를 하였다. 봉사는 일부 계층만 하는 것 보다 모두가 함께 할 때 더 큰 힘을 발휘한다.

2012년에는 그랬으면 좋겠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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