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국립산림과학원이 창립 90주년을 맞이하여 한국의 문화와 생태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전통정원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정원의 세계화를 촉진시키는 계기로 삼고자 ‘ 한국정원의 세계화, 어떻게 할 것인가?’ 라는 주제로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심포지엄에 참석한 국내외 발표자의 면면을 보면 지금 대한민국 조경의 현주소를 보는 것 같아서 씁쓸함을 금할 수 없다.

혹자는 20세기 이전의 조경 역사는 거의 정원의 역사라고 이야기를 하며 그 이후의 조경은 공원과 정원 문화 그리고 예술이라고 이야기한다.

지금의 한국전통조경학회의 전신은 한국정원학회였으며 한국전통문화를 조사 연구하며 그 사상과 기법을 보존 전승하고 현대조경에 계승 발전시킴으로써 조경문화 향상을 목적으로 탄생됐으며 궁원 및 고정원 분야의 조사 연구 등 다양한 학술활동을 하여왔고 전통조경학과가 별도로 개설되어 있으며 한국조경학회와 조경업계에서도 우리나라 옛정원의 문화와 향기를 맡으면서 선조들의 슬기로움과 여유 그리고 그 속에 담겨있는 미학 등을 연구하고 조경작품에 재현시키고 응용해 왔다.

그래왔기 때문에 정원의 영역은 당연히 조경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하면서도 투자와 관심이 덜 했던 것이 지금의 현실로 보인다.

많은 조경인들이 지난해에 선유도공원과 광화문광장 시화습지공원 등이 건축물이라는 해석에 불쾌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제 정원이 건축가, 화가, 원예가, 토목기술자, 산림전문가 등이 자기영역이라 하여 활동을 하는데 그것도 조경영역의 침해라고 불쾌해 할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묻고 싶다.

물론 정원을 반드시 조경가가 해야 한다는 논리는 아니지만 국내에서 활동하는 많은 가든디자이너들의 정체성이 흩어져 있어서 저마다 각자의 논리로 우리 전통정원의 재해석과 생태를 접목하여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이야기를 한다. 또한 근래에 도시농업이 활성화되면서 더 복잡하고 다양하게 변화되고 있으며 너나 할 것 없이 정원에 대한 해석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토해양부에서도 조경과 정원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부족하고 토건의 기득권 속에서 몸부림치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운데 앞으로도 개선의 여지가 별로 안 보인다는 것이 더욱 문제로 나타난다. 해외 정원 관련 전시회에 출전요청과 수상을 하여도 정부, 기업의 지원으로부터 한국정원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앞으로의 조경은 가드닝(Gardening)이 중요시되는 추세라고 하면서도 너무 안이하게 대응을 하고 있어 보인다.

금번 산림과학원이 주최한 한국정원 관련 국제심포지엄에 조경계에서는 참여도 제대로 못하고 타 분야의 관심과 지원에 부러워하는 형국이 되었다. 앞으로 조경과 정원 그리고 그 문화에 대한 연구와 관심을 어느 쪽에서 지속적으로 관심과 투자를 하느냐에 따라서 학문과 산업의 중심이 되게 된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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