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라는 단어가 생기고 그 말이 자꾸 자꾸 퍼져나가면서 우리나라 국민들이 심적으로 갖는 즐거움은 어떤 표현으로 수식을 해도 지겹지가 않다.

1990년대 말부터 국내 인기드라마가 아시아를 중심으로 소개되고 이어서 한국 가요가 K-Pop으로 인기를 얻고 아이돌 스타와 영화배우 등이 한류 열풍을 리드하였다. 그러던 것이 최근에는 음식, 전통문화, 순수예술, 출판, 한국어, IT 등 한국문화 전반에 대한 한류가 형성되어 아시아에서 전 세계적으로 한류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일찍이 인도의 시성(詩聖) 타고르가 대한민국을 ‘무한히 퍼져나가는 생각과 행동으로 우리들의 마음이 인도되는 곳’ 이라고 칭송하며 ‘고요한 아침의 나라’ 라고 표현을 하였고 지금 타고르의 싯귀처럼 한류가 개화를 하여 마음껏 꽃을 피운 것처럼 보인다.

한국의 전통문화의 하나인 우리의 전통경관이 아직 한류에 본격적으로 합류를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져서 안타까운 차제에 경관 한류에 대한 논의가 시작이 되어 흥미를 만들어 내고 있다.

우리나라의 전통경관과 전통조경은 훌륭한 문화유산이며 한류의 보물이라 할 수 있다. 정부에서는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역사적, 학술적, 예술적, 관상적 가치가 크고 기념이 될 만한 국가 지정문화재로서 ‘사적’과 ‘명승’으로 지정하고 있다. 이미 전국적으로 479건의 사적과 87건의 명승이 지정되어 있다.

이제 명승과 사적을 비롯한 대한민국의 경관가치를 한류로 연결시키기 위한 첫 시도가 시작되었고 경관 한류의 세계화를 이루려면 그 경관의 가치를 스토리텔링으로 엮어내는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보며 그 중심에는 당연히 경관 전문가인 조경인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마침 학계에서 경관한류의 가능성을 들춰내는 세미나도 개최되어 활발히 연구와 토론이 진행되고 있고 국가건축정책위원회에서 조경전공 위원의 제안으로 한국전통정원의 가이드라인이 수립되는 움직임도 있어서 매우 고무적이다.

조경계에서는 이런 사회적 요구를 잘 알아서 적극적으로 대응을 해야 할 것이다. 세미나도 일회성에 그칠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연결되어 경관의 이론적 정신적인 지주로서 역할을 해야 하며 전통정원의 가치를 유지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원천이 조경에 있어야 한다.

그리고 신경을 써야 할 일은 전통경관을 훼손하는 일이 발생되지 않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명승 53호인 경남 거창의 수승대의 수억 년 된 너럭바위가 개울을 건너는 석교를 만든다고 조잡하게 파이고 깨져서 흉물로 만들고 하천을 직선으로 정비하여 경관을 망쳐버리는 안타까운 사태는 후손들에게 볼 면목이 없게 만든다. 이러한 일들이 아직도 전국 도처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이는 토목 위주의 하천관리의 병폐로 보여진다. 가장 자연스러운 것이 가장 아름답다는 말이 있듯이 이런 경관을 지켜주는 제도 또한 절실히 요구된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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