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지대 (DMZ) 남측지역 일대를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등재하려던 정부계획이 어설픈 준비로 무산됐다.

지난 주에 열린 유네스코 ‘인간과 생물권(MAB) 프로그램’ 국제조정이사회에서 DMZ 일대의 생물권 보전지역 지정안이 유보됐다. 이사회는 DMZ 생물권 보전지역 계획안이 핵심.완충.전이지역 등 3단계로 이루어지는 ‘세계 생물권 보전지역 네트워크 규약’의 용도구역 설정기준(제4조)에 맞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유네스코에 신청된 생물권 보전지역의 지정거부는 처음 있는 일인데 우리나라가 해당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DMZ은 주지하다시피 민족 비극의 대가로 얻은 세계적인 자연유산이다. 비극적인 민족상잔의 전쟁으로 황폐해진 땅으로 군인들만이 바라보는 비워진 공간인데 60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희귀한 동식물이 서식하고 자연이 싱싱하게 살아있는 생태낙원이자 소중한 자연유산으로 변모했다.

DMZ은 생태계의 가치에 대한 관심과 통일의 염원과 분단의 상징으로 존재하고 있어서 다각적인 관심을 가지게 되는 곳이다. DMZ에 세계적 유산 가치를 부여하는 일에 반대할 이유는 없지만 지정 과정에서의 발생되는 문제를 제대로 정리를 하지 않고 추진하는 것이 이번 유보사태의 문제였다.

정부는 한때 DMZ을 관광지로 개발을 하려고 시도한 적이 있다. ‘평화누리길’을 만들어 관광벨트를 조성하고 DMZ 세계산악자전거대회(MTB)개최를 구상하는 등의 계획을 세웠다가 추진을 유보한 적이 있다. 아직 금강산 관광객이 총격에 의한 사망사건의 후유증과 파급피해가 막심한데 이에 대한 국민적 정서의 고려가 없다는 여론이 매우 심했던 것도 이유 중의 하나였다.

그리고 한 번 더 짚고 가야할 점은 60년 동안이나 보전되어온 환경을 개발 하려면 전문가와 국민들의 다각적인 의견 수렴을 거쳐서 확정해야 하는데 그에 대한 검토가 생략되고 오로지 관광명소가 될 충분한 잠재력이 있다는 사실로 접근하고 있었으며 DMZ 개발을 각 부처별로 산발적으로 진행되온게 사실이다.

강원도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환경올림픽으로 시너지효과를 일으키는 여러 가지 계획 중의 하나로 DMZ과 연계시키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를 효과적으로 연계시키기 위하여는 통일된 정책의 모색이 필요하다.

내년이 DMZ가 생긴지 60년이 되는데 DMA을 유네스코 세계복합유산으로 등재하는 일이 또 추진된다고 한다. 세계복합유산은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의 특징을 함께 충족하는 경우에 해당하는데 생물권 보전지역의 경우처럼 유보사태가 생기지 않도록 관련 전문가들과 잘 협의하고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DMZ이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며 국제회의 및 문화행사도 많이 생긴다. 남북한이 공유하는 지역적 특성과 환경, 생태, 정치, 역사, 교육, 안보, 관광 등 여러 분야를 함께 아우르는 연구가 함께 병행되어 DMZ의 존재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종합적인 정책개발이 있어야 한다.

 

논설실

저작권자 © Landscape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