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한반도를 뒤덮고 있는 사이에 런던올림픽경기장에서 태극전사들이 만들어내는 감동의 드라마는 시원하고도 통렬한 느낌마져 가져다 주고 있다. 해방 후 첫 출전한 올림픽에서는 동메달 2개의 성적으로 국제 스포츠 무대에 모습을 내민지 64년만에 다시 그곳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유감없이 펼치는 우리 선수들이 정말 자랑스럽다.

이웃나라 일본이 그동안 모든 산업에서 우리나라보다 우위를 점유하고 있을때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다고 생각되는 스포츠 영역도 그렇게 생각되었다. 1964년 도쿄올림픽에서 일본이 금메달 16개로 세계 3위를 할 때 우리나라는 은2, 동1의 성적이었고 1976년 대한민국 최초의 금메달을 땄을 때도 일본은 금메달 9개로 (세계 5위) 요즘 말하는 ‘넘사벽’의 수준이었다.

그러던 것이 오늘 현재 금메달이 12 : 4 로 믿기지 않은 런던올림픽의 한국과 일본의 성적을 보면서 격세지감의 느낌을 맛보고 있다. 단순히 한국과 일본의 올림픽성적을 비교하려는 것이 아니라 스포츠 만큼 다른 분야도 질적인 성장을 해야 한다는 국민적 Need가 있기 때문이다. 경제대국과 스포츠대국을 이루었다는 자긍심 속에서 한 쪽으로 허전한 이유는 녹색대국을 비롯한 다른 콘텐츠의 균형 성장이 덜되었기 때문이다.

영국은 런던올림픽을 치루는 올해 말고도 정원올림픽이라고 할 수 있는 첼시플라워쇼를 매년 5월에 개최하고 있다. 올해도 영국여왕인 엘리자베스 2세를 비롯하여 유명인사들이 대거 참석하고 5일동안 170만명이 다녀간 세계적인 행사이다.

이곳에 우리나라 정원디자이너가 작년과 올해 금메달을 차지했고 최고상의 영예까지 거머쥔 사실은 런던올림픽에서 체조의 양학선선수가 금메달을 딴 것과 같은 대단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인식 부족으로 외국 수상자들과 같은 대우는 커녕 대회 참가 경비조달조차 어려운 과정을 겪다가 기업의 도움으로 겨우 참가를 할 수 있었다. 국가대표가 분야가 다르고 관심이 적다고 대우를 못받는다면 비인기 스포츠종목의 설움과 다를 것이 없다는 말이다.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서 조경부문의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발을 못하는 현실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광주광역시에서 첼시플라워쇼 최고상 수상작가의 공적을 높이 사서 '황지해정원‘을 만든다고 한다. 그리하여 시민과 관광객이 즐겨찾고 관광자원화하는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수 있게 된다. 바야흐로 정원디자이너의 브랜드화가 시작되는 셈이다.

그동안 손기정공원, 김진호양궁장, 김수녕양궁장 등 스포츠 스타의 브랜드가 있는 공원 및 체육공원은 있었으나 앞으로는 정원디자이너 조경설계가 후원기업인의 실명이 들어가는 녹색공간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그동안 올림픽을 유치한 도시들의 녹색점유율을 보면 그 역시 금메달감이었다.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국민들에게 위로와 자긍심을 심어준 대한민국의 젊은 태극전사들에게 그동안의 노고를 치하하며 Green 금메달도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램이 매우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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