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미정 도봉구청 공원녹지과

 

올해 3월에 지금의 자리에 신규발령 후 정신없이 달려온 6개월. 처음 맞이하는 업무에 끙끙대며 적응하고 더운 여름 사무실에서 지쳐있던 찰나에, 새로운 것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 나는 휴가도 갈 수 없으니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문득 그동안 신문 한켠에서 늘 보았던 뚜벅이투어 생각이 떠올랐다. 친구에게 말하니 흔쾌히 좋다하여 함께 참가신청 완료! 전날 밤에 설레는 맘으로 도시락을 싸고, 당일 아침 피곤한 몸을 간신히 일으켜 모임장소로 가서 명찰을 받고 드디어 서울을 떠나게 되었다.

3시간 남짓 달려 처음 도착한 곳은 새만금홍보관이었다. 어릴 적부터 새만금이 환경문제와 관련있다는 것만 어렴풋 인지하고 있었을 뿐, 사실 이것이 어떤 의의와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었다. 홍보관 내부에서 바다를 가로질러 길게 뻗은 방조제길을 보며 그 규모에 기가 눌리는 기분이었는데, 홍보관 해설가분을 통해 새만금 사업의 조성과정과 관리상황 및 미래 비전 등을 듣고 역사에 한 획을 그을만한 것이었구나 싶었다.
그다음으로 도착한 전주 오송제. 환경대상에서 대상을 받은 곳이라 하여 더욱 기대를 갖게 했던 곳이었다. LH 차장님의 설명을 따라 멸종위기에 처한 낙지다리가 복원되어 있는 것을 눈으로 볼 수 있었고, 또한 오송제 주변의 습지식물들을 관찰하였다.

드디어 전주 한옥마을로 이동하여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따라 전주한옥마을을 답사하게 되었다. 인근 산과 어우러진 전주 한옥마을의 입지와 배롱나무 식재에 대한 의미 등을 들었고 계속 걷다보니 어느새 책에서 자주 보았던 전동성당을 직접 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 맞은 편에 있는 경기전도 들러 조선왕조의 역사와 그에 영향을 받은 전주의 문화까지 알 수 있었다.

어느 지자체의 녹지업무를 수행하는 한 사람으로 시작하게 된 나에게 오늘의 답사가 어떤 의미를 줄 수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새만금에서는 우리 선조가 물려준 땅을 어떻게 하여 잘 이어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고심을 엿볼 수 있었고, 전주 오송제에서는 개발에 치우치지 않고 사회적 차원의 생태복원에도 힘써야 하는 국가의 의무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었던 기회였다. 또한 전주 한옥마을에서는 우리의 전통문화를 잃지 않으면서 현대적으로 이끌어 나가는 지자체의 노고에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업무를 하면서 종종 주민들과 이야기 하고, 민원접수를 받으면서 보았던 것은, 누구나 자연의 원형을 접하는 것에 굉장히 기뻐하고 또한 그런 것에 누군가 앞장서서 힘써주길 바라는 염원이었다. 숲길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만난 참여자는 도심 가까이에서 숲을 즐겁게 체험할 수 있음에 기뻐하였고, 도봉구 반딧불이 방사 행사때 만난 주민들은 멸종위기에 처한 반딧불이를 다시 볼 수 있음에 환호하였다. 또한 하마터면 골프장으로 개장 될 뻔한 동네뒷산이 지역문화를 담은 생태공원으로 조성되는 것에 다들 감사하였다 .

아무리 세상이 각박해졌다 한들, 누구나 마음속에는 녹음과 생태자연을 꿈꾸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또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 조경인이 앞장서야 한다는 점은 중요하다. 그런점에서 이렇게 같은 꿈을 실현해 나가는 조경인이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지식을 공유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음에 참으로 감사함을 느꼈다. 처음 참여한 뚜벅이 여행에 좋은 기억을 얻고 가며, 한국조경신문 관계자 여러분들께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정미정 (서울시 도봉구청 공원녹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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