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 ‘조경(Landscape Architecture)’이 첫 발을 내디딘 것은 제3공화국 시절인 1972 년 4월 18일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로 이루어진 청와대 조경세미나가 열린 것으로 볼 수 있다.

박정희 대통령은 경부고속도로 건설 등 각종 국토개발과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국토환경 훼손과 복구의 필요성을 느껴서 미국 시카고 지역 녹지보호청에서 근무하던 오휘영 조경담당관을 고국으로 불러 들여서 청와대 대통령 경제제1수석비서실에 조경·건설담당비서관을 5월 2일에 신설하여 한국 조경을 탄생케 하였다.

이어서 서울대와 영남대에 학부과정 그리고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석사과정이 탄생되었고 1972년 12월 29일에 ‘한국조경학회’가 탄생됐다. 만 40년 전의 일이다. 그래서 오늘 우리는 ‘한국조경 40년’을 기념하고 미래를 기약하는 것이다.

세월이 지나면서 한국조경은 한국경제의 발전과 함께 영욕의 순간들을 함께 했고 그 과정에서 지금 다시 시련을 겪고 있지만 여전히 대한민국 국토개발의 한 부분을 담당하며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공자는 사람이 40세가 되면 불혹(不惑)이라는 말을 쓰며 모든 것에 미혹되지 않는 나이라고 하였으나 지금의 조경은 그와는 반대 상황이 있는 듯하다.

그동안 조경계는 지자체에 조경관련 부서가 생기고 공기업에 조경직이 생기고 매년 증가하는 조경공사 발주 물량으로 호황기를 잘 지냈다. 그러다가 최근 경기가 어려워지자 인근 업역에서 조경 영역을 침범하여 수시로 자기 분야의 일로 만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하여 조경계에서는 나름대로 몸부림을 치면서 저항을 하고 있으나 매우 힘든 상황이다.

한국조경 40년을 기념하는 이 순간에 찾아든 어두운 그림자를 어떻게 걷어내야 하느냐가 최대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한국조경이 마흔 살 장년의 시대로 접어드는 이때 마침 대한민국의 새로운 지도자가 결정됐다. 이명박 정부에서 기대와 실망 속에서 지친 국민과 업계가 새로이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 경제민주화에 따른 경기회복이다. 지난 정부에서 토건에 치중되어 소외된 조경에 대한 정책이 더 소외를 받느냐 혹은 관심을 받느냐는 새 정부에서 수립되는 정책에 좌우된다고 볼 수 있다.

차기 정부의 국정 운영의 열쇠말은 ‘국민행복시대’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국민이 행복하려면 어떤 환경을 조성하고 어떤 복지를 하느냐에 따라서 국민 행복의 질이 달라진다고 볼 수 있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에게 도시락을 전달하고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행복을 만드는 일의 전부는 아닐 것이다.

국민 대다수가 포괄적이고 균등하게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이에 국민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과 치유의 역할을 하는 녹색공간에 대한 정책이 구체적으로 수립돼야 한다. 미국 각 주의 지역녹지보호청은 그런 일을 하는 기관이다. 이런 국민행복정책이 수립되도록 새 정부 인수위에 정책을 제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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