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달이다. 새 정부도 출범 준비에 분주하다. 조경계에서는 여러 단체장들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신임 회장들이 취임하기 시작했다.

많은 것들이 ‘새로움’ 일색이다.

새해가 되면 몇몇 기관장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를 선정해 발표하곤 한다. 덕담과 각오를 담아 올해 가장 많이 선택된 단어는 ‘마부작침(磨斧作針)’이라고 한다. ‘도끼를 갈아서 바늘을 만든다’는 뜻으로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일이라도 끈기있게 매달리면 반드시 이룬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 단어는 한해 전 청춘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사자성어 가운데 하나이기도 했다.

해가 바뀌고 경제난에 취업난까지 가중되면서 젊은 구직자들은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뜻의 ‘물실호기(勿失好機)’와 뜻을 펴지 못하고 허송세월을 보낸 것을 한탄한다는 의미의 ‘비육지탄(髀肉之嘆)’으로 바꾸었다고 하니 안타까움이 가득하다.

그러나 한국 조경계가 처한 상황도 어려운 여건에 처해 있는 청춘들의 사정과 달라 보이지 않는다.

국가 조경정책이 부재하고, 조경담당 부서와 공무원이 전무한 가운데 어떤 어려움이라도 끈기있게 개척해나가야 하는 현실, 기회가 오면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절실함은 고스란히 한국 조경의 오늘이다.

새해 사자성어 중 눈에 들어오는 특징은 많은 사람들의 ‘단합’을 교훈으로 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전시장이 선정한 ‘집사광익(集思廣益)’처럼 여러 사람의 지혜를 모아 더 큰 이익을 얻는 것은 물론 국민은행장의 사자성어 ‘다난흥방(多難興邦)’은 어려움이 많을수록 서로 단결하고 분발해 부흥을 시킨다는 뜻으로 화합을 강조한 것이다.

어려울 때 일수록 무엇보다 화합이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새해 사자성어 발표에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교수신문은 ‘제구포신(除舊布新)’을 발표했다. ‘춘추좌전’에 나오는 말로 ‘묵은 것을 제거하고 새로운 것을 펼쳐낸다’는 뜻이다. ‘제구포신’을 추천한 교수는 “낡은 것은 버리고 새것을 받아들이되 낡은 것의 가치도 다시 생각하고 새것의 폐단도 미리 봐야 한다. 이것이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마음이며 진정한 제구포신의 정신이다”라고 말했다. 새 시대를 열면서 과거와 미래를 두루 살펴야 한다는 고언이다.

가장 반갑고 기대되는 사자성어는 KB금융지주가 발표했다. ‘운외창천(雲外蒼天) - 구름 밖으로 나오면 맑고 푸른 하늘이 나타난다’는 뜻이다.

김한배 신임 한국조경학회장은 사자성어가 아닌 ‘통합’과 ‘확장’을 아젠다로 내걸었다고 한다. 비장한 각오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여러 사람들이 힘을 합쳐 ‘마부작침’의 지혜와 용기를 모아야 한다. 그래야만 ‘창천(푸른하늘)’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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