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순천만정원국제정원박람회’가 20일 개막해 6개월간 대장정에 돌입한다.

2009년 국제원예생산자협회(AIPH) 총회에서 2013년 국제정원박람회 개최도시로 대한민국 순천이 결정된 지 4년만이다.

총 2455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111만2000㎡ 규모로 조성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에는 국제습지센터를 비롯해 세계적인 조경가인 찰스쟁스의 ‘순천호수정원’과 영국 첼시플라워쇼의 스타 황지해 작가의 ‘갯지렁이 다니는 길’등 테마정원이 들어선다. 뿐만 아니라 네달란드, 영국, 일본 등 11개국 세계정원과 참여정원 등 총 83개의 다양한 정원이 공개된다.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것은 순천만정원박람회의 시작이 ‘순천만의 영구 보전’을 위해 출발했다는 사실이다. 순천만을 찾는 한해 관광객이 300만 명이 넘나드는 현실에서 지금처럼 순천만입구까지 차량으로 들어간다면 훼손이 불가피할 것을 우려했다. 따라서 순천만과 순천시 사이에 박람회장를 조성해 에코밸트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즉, 박람회장을 통해 도시팽창을 방지함은 물론 순천만으로 들ㄹ어가는 차량을 통제해 영구 보존하겠다는 의미에서 시작됐다. 물론 여기에는 철쭉류의 전국 생산량 40%를 차지하고 있는 순천시의 홍보를 통해 조경 및 화훼산업의 메카로 발돋움하고, 관광객 유치로 인한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부수적인 추진목적도 있다.

하지만, 박람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사업비는 턱없이 부족했다. 중앙정부에서 지자체에 지원해 줄 수 있는 예산이 규정상 한정되어 있다는 근거로 예산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총 사업비 2455억 원 중 1600억 원을 순천시가 부담했다. 예산자립도 30%선에 머물고 있는 지방 중소도시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액수임에도 불구하고 정원박람회 개최를 통한 순천만 보존에 대한 순천시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혹자는 “입장료 수입으로 투자된 비용을 얼마나 건질 수 있으며, 손익분기점은 언제쯤으로 보고 있느냐?” 라고 질문을 한다. 일간지 기자들도 마찬가지 질문을 한다.

이는 순천만정원박람회의 가치와 목적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데서 나오는 우문일 뿐이다.
도시공원이 조성된 후 사업비를 얼마 만에 회수 할 수 있는지를 물어보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봐야한다. 순천만정원박람회를 통해 손익분기점을 따지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가령 여수박람회와 같은 대부분 박람회들은 행사가 끝나는 동시에 전시시설이 철거되는데, 그럴 경우, 본전생각이 날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순천만정원박람회는 기존 박람회와 다르다. 전시된 모든 정원과 박람회장은 지금 그대로 시민과 국민들에게 휴식 및 문화공간으로 제공된다. 정원과 공원은 시간이 흐를수록 가치가 높아진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물론 박람회가 끝난 이후에 운영 및 유지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필요한데, 이는 박람회가 마무리될 10월에 운영 및 유지관리 방안에 대한 용역결과를 발표하겠다고 한다. 또한 박람회 이후에 순천만 보존과 함께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연계방안에 대해 고민을 시작했다고 하니 환영할 일이다.

순천시는 도시개발을 통한 수익보다 천혜의 자연공간인 ‘순천만’의 보존과 복원을 통해 100년 이후를 생각하는 생태도시로의 기치를 높이고자 한다.

“지난 시절 역사와 전통의 고장 경주가 최고의 수학여행지 였다면, 21세기 화두인 ‘환경과 생태’의 대표도시 순천은 순천만정원박람회장의 생태와 낙안읍성의 전통체험을 연계하면 최고의 수학여행지가 될 것이다”라는 조충훈 순천시장 말처럼 이번 박람회를 통해 순천이 최고 생태관광지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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