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선 푸름바이오 주임

더위가 한층 더해가는 유월, 기사로만 접하였던 조경인 뚜벅이 프로젝트 투어를 처음 참가하게 되었다. 강원도에는 강릉이나 속초는 여러 번 다녀왔지만 영월은 한번 도 가본 적이 없어 기대감이 컸다. 집이 인천이여서 새벽에 일찍 일어나 잠실 종합운동장역에 도착하였을 때는 피곤하고, 모르는 분들과 함께하는 여행이기에 서먹하기도 했지만 자기소개도 하고, 인사를 나누며 설레는 마음으로 출발하였다.

처음으로 들른 곳은 국가 지정 문화재 명승 제75호인 한반도 지형을 볼 수 있는 선암마을이다. 영월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고, 몇해전 TV프로그램 1박 2일에서도 소개가 되었던 적이 있어 이번 투어 중에 가장 관심을 가지고 온 곳이다. 전망대로 오르는 길은 샛길과, 서강길 두가지의 코스가 있는데 우리는 샛길로 오르기 시작하였다. 10여분 정도 소나무숲으로 가득 찬 길을 오르다보니 우리땅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한반도 지형이 눈에 들어온다. 흐르는 평창강의 모습은 삼면인 바다를 나타내는 것 같았고, 동쪽으론 높은 절벽 울창한 나무가, 서쪽으론 경사가 완만한 평지처럼 이루어진  모습이 우리나라 지형과 너무 흡사하여, 놀랍고 신기하였다.

그 후 근처 인적이 드문 금강공원에 모여 함께 점심을 나눠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 세번째 장소인 선돌로 이동하였다. 소나기재 정상에서 이정표를 따라 100m 들어가면, 기암괴석이 ‘서있는 돌’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선돌이 서강의 흐르는 물과 함께 한폭의 그림을 연상케하듯 웅장하게 서 있다.

네 번째로 향한 곳은 청령포로 조선시대 어린 단종이 17살 때 숙부인 수양대군에게서 유배를 당하고 머물렀던 곳으로 배를 타지 않고서는 들어갈 수 없는 곳이다. 유독 소나무 한그루가 눈에 들어왔는데, 마치 인사를 하듯 담장 밖부터 안쪽으로 고개를 숙인 듯한 모습이다. 그 나무는 충절나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름의 유래에 대하여 문화해설사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였다. 힘없는 단종이 세조의 명으로 사약을 받고 죽임을 당하게 되었는데, 단종의 시신을 수습하는 자는 삼족을 멸한다는 엄명 때문에 아무도 시신을 거두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 엄흥도가 목숨을 걸고 시신을 수습하는 충절을 보였는데, 그 모습이 마치 나무의 모습과 같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그 외에도 청령포에는 천연기념물 349호 관음송도 볼 수 있었는데 단종이 유배생활 당시 갈라진 가지사이에 앉아 쉬었다고 하였다. 현재의 청령포의 모습은 잘 가꾸어져 있어 방문하기 좋은 곳이지만, 어린 나이에 유배 되어죽음을 맞이한 단종의 모습을 상상해보니 왠지 쓸쓸함이 느껴졌다.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단종이 잠든 장릉이다. 계단을 따라 천천히 올라가다보니 얼마되지 않아 장릉이 보였다. 경주에서 많이 보았던 왕릉보다는 작지만, 특이하게 제사를 지내는 곳은 언덕아래에 자리잡고 있다. 장릉을 한바퀴 돌아 마지막 일정을 모두 마쳤다.

뚜벅이 투어를 통해, 책에서만 보았던 단종과 관련된 유적지를 둘러보며 많은 것을 느끼게 되었고, 역사적 지식도 많이 넓어졌다. 또한 같은 조경 일을 하시는 분들과 처음 만났지만, 가족같은 분위기로 말도 많이 건네주시고, 편하게 대해주셔서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거 같다. 이런 기회를 만들어주신 사장님과 조경신문사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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