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공사가 건설업에 신설되어 시행되던 초기에는 ‘조경은 나무를 심는 것’이라는 개념으로 이해되었지만 ‘조경은 자연과 인공요소를 구성하여 토지를 계획 설계 관리하는 예술’이라는 표현처럼 인식이 많이 개선됐다.

국토개발의 속도와 비례해 비약적 발전을 거듭한 조경은 몇 년 전까지 호황을 누리면서 영화를 누려왔다. 그러던 조경이 경기침체와 함께 쇠퇴의 길을 걸으면서 위기가 찾아왔고 건축 토목 임업을 비롯한 타 분야와 조경을 모르는 문외한도 섭렵이 가능한 전문성이 부족한 분야로 전락했다.

대규모 프로젝트와 공원 단지개발 등에서 조경은 나름대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며 영역을 구축했는데 속살을 들여다보면 설계 오류와 부실시공 기후변화 등의 외적요인 등에 의한 하자와 관리부족으로 다툼의 원인이 되고 전문성에 대하여 의구심을 갖게 만들었다. 그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이 조경식재에 대한 전문성 부족을 들 수가 있다. 너무 잘 아는 분야라고 생각하는 조경식재가 전문분야로서의 사각지대가 된 이유가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엊그제(18일) ‘조경식재설계를 보는 시각’이라는 세미나가 개최됐다. 조경에서 조경수목 식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큰 반면에 연구와 기술축적 그리고 교육이 소홀했다는 지적과 반성을 하는 좋은 기회가 됐다.

조경식재를 함에 있어서 수종 선정과 규격 채택, 위치를 결정하는 필연적인 이유가 있어야만 식재 초기부터 몇 십 년이 지난 뒤에도 설득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10년만 지나도 문제가 생기고 나무끼리 심각한 피해를 주는 식재를 두고 전문가 집단이 참여했다고 할 수가 없다. 계획인지 설계인지 헷갈리는 도면과 실제 필요한 상세 설계가 생략된 판에 박힌 단출한 도면은 올바른 시공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현장에 가보지도 않고 주위 환경과 토양 기후변화 등의 여건을 제대로 고려하지 못하는 부족한 지식을 가지고 식재설계에 임하는 기술자가 많다는 얘기다. 식물의 특성을 모르고 설계를 해서 하자를 초래하고 참고해야 할 조경수목 서적마저 오류를 범하고 있으나 십 몇 년이 지나도록 고쳐지지 않고 있으니 부끄러운 이야기다. 건축설계사무소에서 옥상조경 설계를 했는데 적용한 수목의 종이 무엇인지 모르고 설계하여 심의에 오게 되는 해프닝은 우리의 부족함으로 잘못 만들어진 관습의 결과가 아닌지 반성해 볼 일이다. 조경 식재설계 때에 식물의 학명을 넣어야 한다는 이유가 그것이다.

또한 심고 싶은 나무가 있어도 생산이 안 되었거나 물가정보와 조경수협회에는 고시가 되었으나 조달청에 고시가 되지 않은 수종이 많아서 대체 수종을 선정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대학교육에서도 조경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조경수 관련 커리큘럼을 겨우 두 세 과목으로 끝내는 정도라서 실무에 나오게 되면 새로이 시작해야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그동안 이렇게 지적된 조경식재설계에 대하여 간과한 부분이 많았고 이제 다시 싹트기 시작한 조경식재설계에 대한 지식을 연구하고 개발해서 공유하는 것이 조경이 전문분야로 인정받는 방법이 될 것이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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