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보행자도로를 정원처럼 바꿔나가겠다는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서울, 꽃으로 피다' 프로젝트의 하나로 '보도정원'을 제시한 것이다.

서울시민이 보도를 이용해 걷는 시간이 하루평균 78분에 달한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여유를 즐길만한 공간은 많지 않았다. 오늘날 서울시 보도의 현실은 ▲땜빵식 복구로 인해 통일감없이 지저분함 ▲보도에 밀집된 시설물과 노점 ▲보도패턴의 연속성 단절 ▲보도의 건축부지간 부조화 ▲보도와 연계된 공개공지의 폐쇄성 등 복합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그 원인은 보도의 정책이 이용자 중심이 아니라 점유자나 소유자, 관리자들의 시각에 맞춰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결코 서울시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지자체들의 공통된 현실이기고 하다.

서울시 보도정원의 핵심은 이제 이용자인 시민을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조성과 관리에 대한 부분도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건축주들이 전향적으로 협조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제도화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서울시가 보도정원에 구현하게 될 사업과 방식 또한 참신하다.

우선 보도정원에 포함될 내용들을 살펴보면, 보도상에 있는 각종 공공시설물과 지하철 출입구, 보도와 접한 벽면 등을 녹화해 나가고, 띠녹지 확충과 꽃화분 설치 등이 포함됐다. 특히 인접한 건물의 공개공지를 보도와 연계해 정원으로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건축주가 공공보도를 편입해서 관리하는 방식의 '보도입양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히고 건축주를 위한 인센티브 도입도 함께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추진방식에 있어서도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조성하고 관리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서울시가 '서울,꽃으로 피다' 정책을 추진하면서 지난 3개월동안 7500여 커뮤니티에서 22만명이 참가하여 120만주의 나무와 850만본의 꽃을 심었다고 밝혔다. 이용자인 시민들을 주인으로 등장시키고 항후 적극적인 사용주체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복안이다.

도시를 구성하고 있는 여러 요소들을 봤을 때 보도는 일부분에 불과하지만, 첫 지점이기도 하다.

보도정원은 곳곳이 꽃으로 물들고 있는 '공원도시 서울'의 시작이 될 것으로 기대하며, '걷고싶은 도시라야 살고싶은 도시다'라는 책에 언급된 다음 구절을 곱씹어본다.

"적어도 걸을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야 한다.
다음은 걷기 쉬워져야 한다.
여기까지는 물리적 시설, 환경의 개선과 정비의 과제이다.
최종 목적은 걷고 싶은 감정이 동하게 만드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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