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영미 이노블록 대리

2013년 7월 13일, 장마가 시작됐는지 전날 밤부터 비가 부슬부슬 아침까지 이어져 내리던 토요일, 말로만 들었던 한국조경신문 뚜벅이 투어에 처음 참가하게 되었다.

비가 오는데 결석률이 높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도 창덕궁 돈화문 앞엔 이미 많은 참가자들이 모여 있다.

조경업에 종사하시는 분들, 학생들, 가족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을 가진 분들이 모여 창덕궁의 정문인 ‘돈화문’부터 넓고 아름다운 후원까지의 투어를 시작했다.

돈화문을 들어서 90도로 꺾어 들어가면 명당수를 건너는 금천교가 있다. 다른 궁과는 다르게 정문과 중문이 일직선이 아닌 부분이 흥미로웠는데, 이는 ‘자연순응형 설계’라고 한다.

궁궐을 짓는 법칙보다는 자연을 가장 우선으로 생각했던 우리 선조들 모습을 본받을 수 있다. 중문인 진선문과 인정문을 지나 들어선 곳은 텔레비전 사극에서 많이 봤던 곳으로, 왕의 즉위식, 신하들의 하례 등 국가적 의식을 치르던 장소인 인정전이 자리 잡고 있다. 그 곳은 경복궁 근정전과는 다른 소박한 멋을 가진 모습이었다.

현재 궁궐에 남아있는 유일한 청기와 건물인 선정전과 희정당, 성정각을 지나 후원 입구 옆에 자리 잡은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궁궐에서 손에 꼽는 단청을 하지 않은 소박한 건물인 낙선재였다.

화려한 단청 건물들 사이에서 소박한 멋을 지니고 있었으며 건물과 담에 쓰인 기하학적인 문양은 현대적인 느낌을 주었다.

창덕궁 투어를 마치고 잠시 휴식시간을 갖은 뒤 후원 투어가 시작됐다.
정해진 투어 시간대 입장과 가이드 인솔이 필수인 후원에 들어선 순간, ‘이곳이 서울인가?’ 라는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깊은 산 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

휴식과 학문적 용도로 쓰인 아름다운 건물인 주합루는 높은 곳에서 연못을 내려다볼 수 있는 곳에 있어 절묘한 경관을 감상할 수 있었다. 부용지의 네모 각진 연못과는 다르게 존덕정의 곡선진 연못 주변으로는 다양한 형태의 정자들이 있다. 특히 부채꼴 모양의 관람정 형태는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투어를 마치며 느낀 점은 비가 와서 그런지 궁궐은 더 운치가 있고, 더 깊이 감 있게 느껴졌다.

이번 뚜벅이 투어는 가까이 있기 때문에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잊고 살았던 명소, ‘창덕궁’과 ‘후원’을 직접 경험해 볼 좋은 기회였다.

무더운 날씨를 식혀준 비 탓에 인솔이 어려웠을 텐데 가족과 같은 분위기로 편하게 대해주신 한국조경신문 직원분들께 감사드린다.

마지막으로 아직까지 ‘비 오는 날’ 후원에 못 가보신 분들에게는 적극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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