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영도대교가 다시 옛날 도개(跳開)기능을 회복하면서 명물로 재탄생했다.

1934년 11월 23일에 길이 약 214.63m 너비, 약 18m로 준공된 영도대교는 부산광역시 중구 대청동과 영도구 대교동을 연결하는데 일제가 대륙 침략을 위한 보급 및 수송로 구축의 일환으로 건설 되었고 6.25전쟁 당시에는 피란민들의 단골 약속장소로 이용돼서 원조 ‘만남의 광장’이었고 이산의 아픔을 이기지 못한 실향민들이 투신자살을 하는 등 국민적 애환이 서린 곳으로 유명하다. 개통 당시에는 다리이름이 ‘부산대교’였으나 부산사람들이 ‘영도다리’라고 부르면서 그렇게 통용되다가 1980년 1월 30일 부산대교가 개통되면서 구전으로 불려지던 영도대교의 이름을 확정하게 됐다.

영도대교는 국내 최초의 연육교이며 배가 지나갈 때면 다리를 들어 올리는 도개 장면이 명물이 됐다. 개통 당시에는 다리가 하늘로 치솟는 신기한 모습을 보기 위하여 부산을 비롯 인근 김해 마산 양산 밀양 등지에서 6만 인파가 운집했다고 한다.

영도대교는 부산 남항과 북항을 오가는 선박을 위해 하루에 7차례 다리를 들어 올렸다가 교통량과 물동량의 증가로 도개 횟수를 점차 축소하다가 1966년에는 도개가 완전히 중단됐다.

이후 영도대교는 역사적 사실을 전하기 위한 ‘도개식 영도대교 기념비’와 6.25 당시 피난민들의 애환을 달래주었던 대중가요 ‘굳세어라 금순아’의 노래비가 있어서 이를 지켜보는 이들의 아련한 향수를 자극케 한다. 영도대교는 안전진단 검사에서 위험등급 판정을 받아 대형 트럭과 승합차의 통행이 금지되었다가 부산롯데타운건설과 함께 해체 복원공사를 거쳐서 어제 재개통이 됐다. 영도다리 확장 복원 설계와 공사에 드는 비용은 다리 인근 옛 부산시청 부지에 107층 규모의 제2롯데월드를 건립하고 있는 롯데그룹이 전액 부담했다.

부산의 새로운 명물로 재등장한 영도대교는 앞으로 많은 관광객과 방문객이 도개장면을 보려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 다리에 새겨진 수많은 스토리는 지역 문화와 역사 그리고 부산 관광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가치가 충분하다. 영국 템즈강에 타워 브릿지가 있다면 한국 부산에는 영도다리가 있다. 영도대교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주변의 문화 인프라시설이 잘 도입이 되어야 할 것이다. 영도대교에 대한 과거의 회상과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기념공원을 조성하여 기념관과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영도대교는 롯데그룹에서 공사비 1,100억 원을 전액 지원해서 완성됐는데 기업의 공익적 투자가 주는 부가가치는 무한하게 존재한다는 좋은 예를 보여주고 있다. 이미 SK그룹이 울산광역시에 조성 기부한 ‘울산대공원’과 포스코건설과 미국 게일사가 합작으로 조성한 인천광역시 송도 ‘센츄럴 파크’의 기부가 주는 사회적 가치는 기업이 누릴 수 있는 최대의 호사가 아닐까 한다. 외국의 기업가들이 기업 활동을 통하여 발생한 수익의 일부를 공익시설로 사회에 환원하여 존경을 받는 사례가 많은데 대한민국도 이런 풍토가 점점 확산이 되면 좋겠다.

▲ 김부식(본사 회장·조경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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