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일 배재학당역사박물관에서 '더 나은 도시를 위한 한평공원' 심포지엄이 열렸다.


“한평정원은 ‘공공공간에 대한 주체성을 심어준 활동’이며, 누구나 변화를 주도할 수 있다”

(사)걷고싶은 도시만들기 시민연대(이사장 김기호·이하 도시연대)가  11돌을 맞은 ‘한평공원조성사업'을 내외부의 시선으로 돌아보고, 미래도 함께 생각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 3일 도시연대는 ‘더 나은 도시를 위한 한평공원’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김기호 도시연대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외형적인 결과물보다는 한평공원이 어떻게 만들어지며, 이를 통해 지역사회가 무엇을 이룰 수 있는가와 이것을 통해 앞으로 무엇을 이루어갈 것인가에 대한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기조발제에는 이영범 경기대 건축대학원 교수의 ‘한평공원의 변화와 쟁점’, 김연금 조경작업소 울 소장의 ‘한평공원에서 만난 질문들’에 대한 발표가 마련됐다.

이영범 교수는 한평공원을 통해 주민참여, 커뮤니티디자인, 마을만들기 등을 진행했고, “아주 작고 미약한 것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만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봤다”며 자기 주도성, 확장성, 지속 가능성 등을 확보하지 못해 대안적 전략으로 플랫폼, 시스템, 네트워크 형태 등을 고민했다고 알렸다.

김연금 소장은 한평공원은 ‘주민참여와 공간의 개선을 어떻게 결합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됐다고 말했으며, 한평공원에 대해 내외부에서 제기된 질문과 내외부의 시선이 충돌하면서 생기는 질문 등을 소개했다.

김 소장은 2009년 커뮤니티디자인센터가 출판한 ‘커뮤니티 디자인을 하다’ 라는 책을 통해 질문들에 대한 답을 했다고 말했으며, “오늘을 기점으로 새로운 질문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마무리했다.
 

▲ 기조발제를 하고 있는 김연금 도시연대커뮤니티디자인센터장 / 조경작업소 울 소장


‘주제가 있는 한평공원, 안과 밖의 시선은?’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주제발표는 내외부적인 문제 제기로 ▲한평공원과 마을, 그리고 사회문제의 관계성(박승배 도시연대 사업국장·김찬호 성공회대 교수) ▲냉정하게 바라본 한평공원 주체들의 역할-참여와 협력사이(김성주 (주)도시건축 소도 소장·이강오 서울그린트러스트 사무처장) ▲한평공원을 둘러싼 커뮤니티와 디자인(문정석 정림건축 디자인실장·양태진 조경그룹 이작 소장) 등에 대해 진행됐다.

<한평공원과 마을, 그리고 사회문제의 관계성>
박승배 도시연대 사업국장은 내부문제제기로 공원 조성, 주민 참여 등의 행위가 갖는 목적에 대해 고민했다고 말했고, 대상지와 상관없이 도시문제를 다루기 위한 목적으로 한평공원을 조성한다고 했을 때 공원 자체나 디자인으로 해결하며, 주민참여 형식으로 이를 다룰 때에는 주민들이 자각하고, 의식한다는 데에 조성 의의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외부문제제기로 김찬호 성공회대 교수는 공원 조성을 통해 일상의 구조와 변화의 모습들이 어떻게 나타나고, 그로 인한 사회적 관계와 세대간 교류 등의 결과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으며, 짧은 기간 내에 완성되어야 하는 프로젝트인데, 서서히 변해야 하는 모습도 상상해볼 수 있다고 했다.

<냉정하게 바라본 한평공원 주체들의 역할-참여와 협력사이>
김성주 소장은 내부문제제기로 후원자인 신한은행, 행정, 주민, CDC(커뮤니티디자인센터), 도시연대 등 주체들에 대한 정의와 역할 및 한계 등에 대해 설명했다.

김 소장은 “이런 주체들은 한평정원이 가지는 가치의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으며 “한평정원은 ‘공공공간에 대한 주체성을 심어준 활동’이며, 누구나 변화를 주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강오 서울그린트러스트 서무처장은 “많은 도시계획가들이 도시의 방향을 말하고 있는데, 정작 주민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봤나 궁금하다”며, 주민의 삶을 돌보고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한평공원을 둘러싼 커뮤니티와 디자인>
문정석 정림건축 디자인실장은 내부문제제기로 ▲참여방법의 디자인 ▲커뮤니티 없는 커뮤니티디자인 ▲커뮤니티디자인을 통한 갈등의 조정 ▲커뮤니티디자인을 매개로 한 지역주민들과의 소통 ▲공공공간으로부터의 도피 등 사례를 제시했다.

문정석 실장은 “주민들이 발견해야 하는 부분을 디자이너들이 대신하고 있는 부분도 있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으며 “디자이너들이 주민들 의견을 소화하기 위한 대처 기법 등을 통해 다음 차원의 한평정원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태진 이작 소장은 ‘만들지 않을면 안 될까?’, ‘다시 만져보면 안 될까?’, ‘길게 보면 안 될까?’ 등의 세 가지 질문을 통해 한평정원을 다시 돌아봤다.

또한, “디자인은 결과가 아닌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도 디자인이며, 디자인에 대한 이해의 범주를 넓힌다면 커뮤니티와 디자인의 충돌 관계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정토론에는 김은희 도시연대 사무처장이 좌장을 맡고 김연금 소장, 김성주 소장, 김찬호 교수, 문정석 실장 박승진 국장, 양태진 소장, 이강오 처장, 이영범 교수 등이 토론자로 참석해 몇 가지 쟁점들에 관해 이야기했다.

도시연대 및 시민 단체들이 했던 여러 가지 일들이 정책으로 전환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민 단체와 행정이 어떻게 협력할 것인가에 대해 이강오 사무처장은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으며, 이영범 교수는 “근본적으로 태생이 다른 단체들의 협력이 가능한지, 여기에는 권력 이양이 어떤 형태로든 논의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주민참여 확산에 대해서는 박승배 국장이 올바른 가치관이 아닌 사사로운 이해관계로 이루어지는 주민 참여를 지적했으며 “목적이 부합한 주민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찬호 교수는 “지역 안에서 합의가 이루기까지의 분위기 조성이 관건이다”며 한평정원에 대한 자연스러운 과정과 충분한 토대가 마련되지 않은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 김찬호 성공회대 교수

 

▲ 김성주 전 도시연대 커뮤니티디자인센터장 / (주)도시건축 소도 소장

  

▲ 김은희 도시연대 사무처장(가운데)의 사회로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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