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이 시작되면서 예년과 달라진 조경분야 문화행사들이 눈에 띈다. 이들 행사의 공통점은 처음 시도된다는 것과 함께 무엇보다 전문가들만의 행사가 아니라 시민·국민과 함께 하려는 의지가 담겨있다는 점에서 뜻깊다.

우선 3월 3일을 ‘조경의 날’로 확정해 처음으로 행사를 갖게 됐다. 이날은 경주 안압지 축조일이라는 역사성과 1967년 공원법 제정일로써 우리나라 현대 조경의 근원이 됐다는 점에서 선정됐다고 한다. 환경조경발전재단과 한국조경학회는 올해 첫 기념식을 열고 시민과 함께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화행사가 펼쳐질 예정이라는데 향후 조경이 주도해나갈 시대를 위해 든든한 주춧돌이 되기를 바란다.

한국조경사회가 주최해왔던 조경박람회도 갇혀진 실내 전시관이 아닌 올해는 서울광장에서 ‘대한민국 조경문화박람회’라는 명칭으로 재탄생하겠다고 선포했다. 그동안 박람회의 발전적 방향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힘겹게 기존 주관사와 결별을 선언하고 새로운 박람회를 추진하게 됐다고 한다. 이 박람회의 밑그림을 보면 매우 흥미롭다.

우선 5월 8일부터 14일까지 서울시청 잔디광장에는 놀이시설존, 정원존, 생태존, 체육시설존 등 테마별 공간이 조성돼 야외 공간에서 조경산업의 다채로운 발전상을 선보이겠다고 한다. 특히 정형화된 전시기법을 탈피하고 잔디광장과 광장 주변 등 전체 박람회장을 하나의 설치예술작품으로 조성하기 위해 전시예술 총감독을 공개 모집하기로 했다니 기대가 된다. 여기에 더해 ‘여러분의 정원을 디자인해 드립니다’ 콘셉트로 진행할 ‘나는 조경가다-시즌3’ 서바이벌도 흥미를 끌고 있고, 아름다운 조경사진 공모전과 조경아카이브전 등 국민참여 행사와 이벤트도 주목된다.

이제 조경인들이 주도권을 잡은 ‘대한민국 조경문화박람회’는 단순히 산업박람회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문화박람회로 발전시키고 시민들과 함께 하는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경인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수적이다.

새로운 문화행사는 정원분야에서도 열다. 올해 처음 열리게 되는 ‘코리아 가든쇼’는 해외 유명 가든쇼를 모델로 삼아 우리나라 최고의 가든 디자이너들의 경연장을 마련해 국민들과 함께 축제로 펼쳐지게 된다.

지금까지 정원작품 전시회들을 보면 주객이 전도돼서 정원작가들이 한낱 도구로 전락한 느낌마저 받게 된다. 특히 시상대에 작가에 대한 배려는 눈꼽 만큼도 없이 후원한 기업과 기관이 상을 독차지하는 현실에서 정원 산업의 발전은 요원하다. 올해 처음 산림청과 고양시·고양국제꽃박람회가 주최하는 코리아 가든쇼는 정원작가를 위한 축제로 시작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고양국제꽃박람회 기간에 함께 치러짐으로써 이미 조성된 박람회 인프라와 60만명 수준의 관람객이 함께 정원문화를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

이렇게 새로운 조경문화의 출발을 알리는 행사들을 묶어 보니까 2014년은 그 어느 해보다 역동적이다. 산업 전반적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기회를 찾아 만드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조경문화의 친근함과 다양성을 시민들과 공유하려는 의지와 노력들이 소중하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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