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리아 가든쇼 출품작가 17인 선정이 마무리되면서 오는 4월25일부터 17일 동안 열리는 우리나라 첫 가든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성작가들의 정원작품 경연무대가 펼쳐지고 공모전을 치러 선발된 학생들은 ‘기부정원’이라는 미션을 수행하게 된다. 이런 과정과 결과들을 고양국제꽃박람회 60만 관람객과 함께 하면서 국민축제로 발돋움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해당 분야의 산업이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문화적 공감대 확산이 선행되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정원산업이 발전하려면 무엇보다 정원문화 확산이 필요하고 가든 디자이너 직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개선될 필요가 있다. 또한 산업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도록 인프라도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국가 정원정책이 뒷받침 할 채비를 하고 있는 가운데 지금은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절실한 시점이기도 하다.

코리아 가든쇼는 정원 작품과 가드닝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그동안 ‘업자’로 취급받던 가든 디자이너의 위상을 ‘작가’로 자리매김하면서 산업화의 초석을 마련하는 데 목적이 있다. 특히 정원작품 시상을 하는 과정에서 작가가 아닌 스폰서에게 상장을 수여하는 관행이 벌어지는 오늘의 풍토에서는 온전히 가든 디자이너들을 위한 축제같은 경연장이 필요하기도 하다.

올해는 ‘도시민들의 상처받은 몸과 마음에 휴식을 주는 정원, 힐링가든’을 주제로 조성될 17개 작가 정원들이 코리아 가든쇼에서 관람객들과 소통을 하게 된다. 학생들은 ‘신한류’를 주제로 개최되는 고양국제꽃박람회 콘셉트에 맞춰 ‘신한류 정원’ 아이디어를 표현해 작품을 제출함으로써 정원 상품도 해외 진출의 꿈을 키우게 된다.

처음 치러지는 행사이기 때문에 실험적인 요소가 많은 게 사실이다. 해외 유명 플라워쇼를 벤치마킹해서 정원작품에 대한 기업 스폰서를 유도하고 이를 심사항목에서 반영하기도 했다. 불과 2~3년 전만해도 첼시의 스타 황지해 작가가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출품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던 우리의 후원문화를 살펴볼 때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한다.

‘하루에 한 명씩, 17일 동안 펼치는 정원 이벤트’를 위해 매일 작가데이가 열려 관람객들과 호흡할 수 있게 한 것은 주목받는 대목이다. 가든 디자이너로서 정원 작가가 사인회를 열고 자신의 작품 설명회를 가지고 가든파티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은 이 행사가 지향하는 방향을 선명하게 해준다. 그로 인해 코리아 가든쇼는 정원산업 진흥과 정원문화 활성화를 촉진하고 무엇보다 가든 디자이너의 위상을 높이는데 큰 목적이 있다는 설명이 이해가 간다,

이번 주부터 접수가 시작된 학생들의 공모전도 관심이 뜨겁다. 선발된 학생들은 ‘기부정원’을 미션으로 2박3일의 집체교육을 통해 공동으로 설계작업을 하게 되며 이 결과물을 코리아 가든쇼에 선보이게 된다. 전시가 끝나면 사회공헌시설에 이전 시공하게 되는 프로세스는 거대한 정원 퍼포먼스로 기록될 것이다.

그러나 지난 연말에서야 기획돼 짧은 준비기간으로 인한 대중적 홍보 부족을 극복해야 하고, 휴일에는 많은 관람객으로 인해 차분한 관람이 쉽지 않은 점, 실질적인 가드닝과 정원문화 확산으로 연계시킬 수 있는 방안 모색 등의 근원적 과제가 남아있다. 그런 한계들이 주최기관인 산림청-고양시의 노력으로 이어져 지혜롭게 극복되고 우리나라 정원산업 진흥에 도화선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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