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경신문 창간 6주년 특집호의 1면 톱기사는 ‘국토부, 녹색인프라 구축 본격 시동’이라는 기사가 차지했다.

수십 년 동안 ‘회색인프라’ 위주의 토건 정책을 펼쳐온 국토교통부가 관심을 돌려 ‘녹색 인프라’에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지금까지 조경분야는 국토개발을 위한 부수적 도구처럼 취급받아왔기 때문에, 오늘과 같이 생태환경의 악화, 도시경관 훼손 등의 한계를 인식하고 개선을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고무적인 것이다. 이미 발판은 마련됐다.

이번 특집호 기사 가운데 눈에 띄는 또 다른 기사는 ‘위기의 조경, 인접전분야와 융합에서 해답을 찾자’를 꼽을 수 있겠다.

우리 분야를 대표할만한 중진 조경가인 최신현 씨토포스 대표가 최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제주도에 3만3000여㎡ 규모로 커피빌리지를 조성하는데 건축물을 비롯한 외부공간 전체를 디자인하는 것이다. 그는 “건축물이 포함된 사이트 전체의 마스터플랜은 땅을 읽을 줄 알고 공간을 창출하는 조경가가 해야 한다”고 말한다.

기사에서는 또다른 대안적 사업모델로 ‘협동조합’ 추진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기업 유형과는 달리 협동조합을 통해 공동으로 조경분야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방식의 사업을 전개하고자 하는 실험정신과 움직임들이 다뤄졌다. 공원시설업, 조경수, 스마트조경, 조경설계업 등을 넘어서 다양한 장르로 확산될 것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한 눈’을 팔았다는 것이다. 다른 분야와 융합하거나 새로운 방식을 받아들이는 등 조경을 중심에 두고 적극적으로 변화를 강구했기에 얻을 수 있는 결실에 해당한다. 역설적으로 그런 변화가 신속하고 유효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조경산업 전반의 위기가 자리잡고 있다.

또한 ‘산업 패러다임’도 바뀌고 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정보화 인프라가 그렇고 건설산업 구조도 변화하고 있으며 조경분야 또한 마찬가지다. 이미 조경업은 발주물량의 감소와 가격덤핑 문제로 인해 너나없는 구조조정의 시대에 놓여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조경은 고성장 개발시대에서 저성장 관리의 시대로, 정부주도 조경에서 시민주도 조경으로, 공간으로서 조경에서 문화로서의 조경으로 변화 발전해 나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따라서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변화하고 융합하면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가 녹색인프라에 대해서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분명히 기회가 될 수 있다. 많은 부분의 녹색인프라 사업들을 조경분야가 수행해 온 것이 사실이지만, 온전히 조경 몫으로 넘어오기는 쉽지 않다. 건축·토목·건설관리 등 인접분야에서 논리개발을 통해 이미 법제도적으로 넘어간 것들도 있으며 영역확보 경쟁 또한 치열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럴 땐 여러 방법 중에서 ‘한 눈’을 팔아보는 것도 필요하다. ‘조경’을 중심으로 확장할 수 있는 분야를 누구라도 찾아나서야 한다. 우리도 새로운 시각으로 명분을 찾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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