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한국조경신문이 어느덧 지령 300호를 맞았다. 2008년 4월 5일 발행한 창간호를 시작으로 매주 쉼 없이 달려온 결과물이다.

한국조경신문은 창간 직후부터 조경계가 처한 어려움에 직면해서 인접분야의 침탈에 대한 끊임없는 보도와 비평을 쏟아내야 했다. 2008년 창간호 당시 1면 톱기사의 제목은 ‘조경공무원 만들어놓고 왜 안 뽑나?’가 차지했으니, 그 때나 지금이나 정책적으로 바뀐 것은 크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사를 본 많은 독자들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때로는 문단속에, 때로는 궐기에 나서기도 한 것은 또 하나의 풍속으로 자리했다.

그동안 한국조경신문이 논설을 통해 가장 많이 주문한 것은 무엇보다 ‘융합’이었다. 각 분야들은 너도나도 새로운 활로를 찾아 나서고 있는데 우리 또한 조경을 중심으로 인접 분야와 적극 융합해서 새 활로를 찾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었다. 그러나 경직된 산업의 현실에서 그 성과는 크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도시숲, 공공디자인, 도시농업 등 새로운 영역이 탄생하는 과정에서 그 때마다 조경이 소외되고 있던 현실들을 지적해 왔고 조경계에는 적극적인 대처를 통해 새 영역을 주도해야 한다는 주문도 빼놓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그렇지 못했던 것이다.

그동안 조경분야가 조경의 정체성을 고민해왔던 것처럼, 한국조경신문 또한 300호까지 발행해 오면서 어디를 향해 가야할 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했다.

무엇보다 한국조경신문은 산업의 다원화된 모습을 함께 다뤄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건설 중심의 패러다임을 뛰어넘어 생태, 숲, 관광, 마을, 디자인 등 인접 분야와 융합을 통해 확장되고 있는 현장으로 들어갈 것이다. 왜 융합하지 않느냐는 지적에서 그치지 않고, 융합의 선도사례들을 적극 발굴해 보도함으로써 곳곳의 융합을 촉발해 나가야 하는 사명이 부여됐기 때문이다.

또한 국민들의 조경문화 확산을 위해 우선적으로 가드닝 문화를 전파하는 데 역점을 기울여 달라는 의견이 많다. 아파트 중심의 주거환경이 정원을 향유하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가드닝의 순기능을 홍보해 가면서 공간적 한계를 넘어서는 모델들을 국민들에게 제시하는 보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었다.

이런 역할을 해나가면서 한국조경신문의 또 다른 과제는 ‘전문신문을 넘어 대중신문으로 가느냐’에도 있다. 물론 충실한 전문지의 역할을 해야함은 당연하지만, 조경에 대한 국민적 이해를 높이기 위해서는 대중지로서 위상 또한 필요한 부분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도 스펙트럼을 확대하고 뉴미디어와 적극적으로 결합되어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한국조경신문은 그곳에 교두보를 세우고 더 넓은 시야로 폭넓은 뉴스로 다가가야 한다.

‘300호’의 기록을 남겨야 하는 시점에서 한국조경신문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가든쇼를 개최하고 있다. 17명의 가든 디자이너들이 조성한 정원에서 우리 국민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즐거워하고 위로받는 모습을 보면서 이번 ‘300걸음’ 이후의 과제들이 희망으로 오고 있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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