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로 인한 국민적 슬픔과 분노가 봄을 뒤덮고 있다. 그로 인한 상처와 마음의 병은 트라우마가 되어 일상을 잡아먹고 있다.

생존자, 유가족, 실종자 가족부터 안산시민, 일반 국민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상처로 인해 심리치료가 절실하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앞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 우리에게는 ‘치유(healing)’의 과정이 필요하다.

우선 긴급하게 심리상담, 심리치료, 정신의학 등의 분야가 중심이 돼 있다. 그와 함께 근본적인 치료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책임 있고 진정어린 사과가 선행되어야 하며, 재발방지를 위한 시스템 구축, 희생자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함께 기억하는 일 등등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 본질적 조치가 없다면 사회적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우리는 차분히 그런 심리치료와 함께 정서적 안정을 위해서 여러 가지 보조적인 치유방법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도 생각해보아야 한다. 그것은 음악, 미술, 원예 등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들이 역할을 나눠가며 해야 할 것들이다.

각각의 프로그램들은 붕괴된 도시를 되살리고 정서적 안정에 도움을 주며 추모의 뜻을 남기는 일, 유가족들에게 슬픔 이겨내고 다시 희망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과정은 우리 사회에 공동의 과제로 남겨져 있다.

최근 주목되는 사례는 안양샘병원에서 1개층을 정신적 외상 치유병동으로 꾸머고 집단상담, 음악치료, 미술치료, 원예치료를 결합한 형태의 ‘전인치유’ 방식을 도입한다고 밝힌 것이다. 우리 전문가들 또한 사회적 역할에 따라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 녹지환경 개선작업 및 ‘게릴라 가드닝’과 같은 아이디어를 찾아 할 수 있는 일들을 추진해야 한다.

희생자가 집중된 동네를 중심으로 단원구, 안산시 등에는 심리적 안정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녹지환경에 대한 우선적인 정비가 필요하다. 급격한 변화 보다는 정돈을 통한 안정감 확보가 중요한 것이다. 또한 해당 지역은 녹지환경이 취약한 주거지역이다, 따라서 기존 도시구역 안에서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게릴라 가드닝 형태의 화단 조성 프로젝트가 전문가와 시민의 힘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 녹지 신설에 예산이 당장 투입되기가 쉽지 않을 뿐더러 집행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은 당연하다. 무작정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기에 전문가의 참여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선적으로 시급하고 절실한 공간부터 조용한 변화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것들이 잔잔히 역할을 했을 때 원예 및 가드닝을 통한 공공적 치유가 인정되고 기반시설로서의 인프라로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럼 누가 그 일을 해야 할 것인가? 뜻을 함께 한다면 조경, 도시농업, 원예, 임업 등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함께 해야 한다. 시민사회의 일원으로서 우리모두가 공동으로 책임을 맡아야 하기 때문이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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