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조경계 역사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시점에서 ‘대한건설협회’라는 커다란 암초가 등장했다. 얼마 전부터 협회가 조경산업진흥법 제정을 반대한다는 소식이 들려와 설마 했는데, 이렇게 사실로 드러나면서 그 배신과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5개 종합 공종의 하나인 조경건설업의 발전을 위해 머리 맞대고 비전을 모색해줘야 할 국가 법정단체가 오히려 최일선에서 ‘반조경 노선’을 밀어붙이고 있으니, 그들은 이미 조경산업 발전에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건설협회에 묻는다. 지난 40년간 ‘조경산업 발전’을 위해 무엇을 했는가?

조경산업에는 건설업만 있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공종이 결합돼 이뤄지는 종합공종이며, 인접 분야와 밀접하게 연관된 복합산업이다. 건설업 시스템 밖에 있는 산림사업이나 환경복원업, 도시농업이나 공공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와도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다. 또한 학문적으로도 전국 50여개 대학에서 매년 2천명씩 전문인력이 배출되는 독립된 학문분야이기도 하다. 거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자재분야에서는 식물부터 목재, 석재, 철재를 비롯해서 수만가지 디자인 시설물이 존재하는 제조업이 뒷받침하고 있다.

이처럼 조경산업이 처한 특수상황을 감안하지 않고 오직 건설업으로만 옭아매고 그 성장을 가로막는 것은 잘못이다. 토목과 건축이 장악하고 있는 대한건설협회의 야만적인 폭력이다. 지난 40년간 억눌러 오면서 조경이 누려야 했던 수많은 기회를 앗아간 것만으로, 이제그만 멈춰주면 안되겠는가?

이미 건축분야는 건축법, 건축사법, 건축기본법, 건축서비스산업진흥법 등 여러 법률들이 있다. 토목분야도 댐, 하천, 철도, 도로 등 관련법들이 그물처럼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40년 국토개발 분야에서 일익을 담당해 온 조경은 어떠한가? 독립된 법은 커녕 제대로 된 정의 조차 갖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오직 조경만이 분명한 정의나 독립된 법, 전담 부서와 담당 공무원이 없었음으로 인해서 그동안 수없는 업역 침탈에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었다. 지금도 끊임없이 조경건설업을 계속 침해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한건설협회는 이를 막고 보호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는가?

대한건설협회는 더이상 조경산업의 미래를 막아설 위치에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동안 조경건설업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고 육성하지 못한 것에 대한 반성과 함께 통렬한 책임을 먼저 져야 하는 것이다.

만약 대한건설협회가 반대하려는 목표가 ‘조경산업의 종말’을 바라는 게 아니라면, 당장 야만적인 폭력을 멈추라.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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