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양식 경주시장
“한국 최초의 동·식물원이었던 동궁과 월지(月池)를 재현해 만들었다”
지난 2013년 임기동안 옛 안압지였던 동궁과 월지의 이해를 바탕으로 조성한 경주 동궁원에 대해 최양식 경주시장은 힘있게 이야기 했다.
최시장은 “삼국사기에 기록된 것처럼 서기 600년 문무왕 14년에 궁내에 연못을 파고 산을 만들고 화초를 심고 진귀한 새와 기이한 짐승을 길렀다”며 안압지 조성에 관한 기록을 언급하면서 한국 조경과 정원 문화의 씨앗을 경주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6·4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최양식 경주시장은 경주시에서 펼치는 정원축제를 구상하고 있다. 그가 생각하는 경주의 정원정책을 듣기 위해 지난 4일 경주시 동궁원 내 쉼터인 ‘하심정(下心亭)’에서의 대담을 정리했다.
<대담 : 김부식 (주)한국조경신문 발행인·정리 : 정승환 기자>  

지난 임기 동안 동궁원 조성이라는 큰 사업을 완료하고, 정원과 관련한 관광활성화를 이룩했다. 지난해 경주시의 정원 관련 정책은?
경주는 역사유적과 천혜의 자연환경이 어우러진 아름답고 살기 좋은 도시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완전한 형태로 남아있는 고대 궁원 유적인 동궁과 월지가 있다. 경주시에서는 고대 신라 동궁원의 조영정신을 계승한다는 의미에서 식물원과 정원을 조성했는데 관광객들의 인기가 매우 높다.

사업 성과는 어떠했는가?
동궁원 개장 이후 연간 1000만 명에도 미치지 못했던 관광객이 작년에 처음으로 1200만 명을 돌파했다. 이 사업을 통해 정원이 미래의 관광 트렌드로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기존의 식물원 옆에 자연생태를 테마로 하는 제2의 식물원을 만들고 동궁원 확장 계획도 갖고 있다.  

경주시만의 특화된 정원관련 계획이 있는가?

동궁원 부지와 인접한 경북관광개발공사 묘포장 부지를 인수해 제2의 동궁원을 조성할 계획을 추진중이다. 이 묘포장 부지는 보분관광단지 입구에 있어 접근성이 좋고 부지 면적이 2만 여평 정도로 비교적 여유가 있어 여러 가지 구상이 가능하다. 관광객이 체험도 가능한 소동물원도 조성해 볼 생각이지만 이벤트 중심의 ‘국제가든페스티벌’을 주제로 한 테마형 정원을 만들어 보는 것도 비중 있게 고려하고 있다. 조경인 여러분들의 소중한 경험과 좋은 아이디어를 주시면 적극 반영해 유럽의 가든페스티벌에 못지않은 국제적 행사로 만들어 보겠다.

경주시는 신라왕경 복원 정비사업을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사업과 관련한 녹지정책과 전통정원 복원 등의 정책은?

신라왕경을 복원하고 정비하는 사업은 신라왕조가 문을 닫은 지 천 년만에 추진하는 것으로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사업이다. 과거 박정희 대통령이 경주의 왕경을 복원하고 정비하고자 했지만 완료하지 못한 일이다. 이것을 현 대통령이 이어받아 추진하게 된 것은 매우 뜻 깊은 사업이라 생각된다. 작년에 시작한 신라왕경 복원 정비 사업을 임기 내에 골격을 잡을 생각이다.

▲ 최양식 경주시장
이 사업을 준비하면서 느낀 점은?

이 사업을 준비하면서 느낀 점은?이 사업을 준비하면서 새롭게 발견한 사실은 신라는 왕경 숲을 조성하고 주변의 산과 하천이 잘 연결되도록 조성했다는 것이다. 현대 도시가 추구하는 녹지벨트 체계가 매우 훌륭하게 갖춰진 것을 알게 되었다.
여기에 민간의 정원과 궁원이 어우러져 그야말로 생태도시의 조건을 잘 갖춘 도시를 만들었다. 그래서 이번 왕경복원 정비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서도 신라의 녹지체계와 전통정원을 복원하고 정비하는데 소홀함이 없도록 할 예정이다. 월성 정궁과 같은 궁원의 복원도 중요하지만 신라방 내의 민간 정원과 녹지에 대한 연구도 같이 추진해 신라인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찾도록 하겠다.  

 

신라왕경 복원 정비와 관련된 사업이 있는가?
신라왕경 복원 정비와 관련된 사업은 월성왕궁과 황룡사, 동궁과 월지, 신라방을 복원하고, 신라시대 대형고분에 대한 정비와 유구 전시, 월정교의 문루 복원, 쪽샘지구의 고분군 발굴, 첨성대 주변 유적의 발굴 및 복원을 핵심사업으로 해서 2025년까지 마칠 예정이다.
이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치게 되면 경주는 명실 공히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다시 태어나게 되고 내외국인 2000만 관광객 시대를 맞게 될 것이다.

정원에 대한 철학을 듣고 싶다. 정책 전반과 관련한 메시지가 있는가?
신라인은 삼국을 통일한 후에 동궁을 건립하면서 궁원인 월지를 조영했다. 월지의 모습을 보면 한반도를 중심에 두고 오른편에 일본, 왼편에 중국의 지형을 형상화 하고 바다를 상징하는 호수를 만들었다. 월지를 동궁의 중심 건물에서 내려다보면 서측으로는 멀리 인도차이나 반도와 동편에 캄차카 반도를 연상할 수 있는 지형으로 조영하여 신라가 세계의 중심에 있는 기개를 느낄 수 있도록 정원을 조성한 것이다. 정원이 비록 땅위의 지형을 이용해 아름다운 경관을 조성하고자 하는 기술이지만 이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보는 이로 하여금 정신적으로 교훈을 줄 수 있는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신라시대의 정원 유적을 복원 또는 정비하는데 있어서 신라 사람들이 어떤 철학으로 정원을 조성했는지를 먼저 가슴으로 느낀 다음에 사업에 착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경주시내에 조성되는 공원과 정원에는 신라인들이 품었던 정신을 담아내야 한다고 본다.

그밖에 경주시의 공원 녹지정책은?

임기 중에 경주를 자연과 사람이 함께하는 생태도시로 만들어 보려한다. 천혜의 자연경관과 문화유적이 어우러진 힐링 도시를 꿈꾸고 있다. 예로 보문 진입로변에 신왕경숲을 계속 조성하고 남산의 소나무 숲을 이용하면 자연환경의 힐링 자원화가 가능하다. 산내에는 생태 체험이 가능한 반딧불이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경주는 삼면이 하천으로 둘러싸여 있어 수변 생태공원 조성이 용이하다. 북천과 서천, 남천의 생태복원과 동시에 수변공원과 생태 탐방로를 조성해 시민의 휴식공간을 겸한 관광자원화를 계획하고 있다.

이런 철학을 바탕으로 조경가나 정원디자이너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조경은 단순히 보이는 심미적 요소 외에 역사와 문화 그리고 더 나아가 시대정신이 담겨야 한다고 본다. 경주는 이들 요소를 담아내기에 매우 중요한 현장이기도 하다. 조경가와 정원디자이너 여러분의 고견과 협조를 당부 드린다.

 

▲ 지난 4일 경주시 동궁원 내 쉼터인 하심정에서 김부식 한국조경신문 발행인과 최양식 경주시장이 대담을 나눴다.

 

▲ 지난 2013년에 개장한 동궁원. 2883㎡규모의 신라시대 전통건축양식인 동궁식물원에는 야자원, 관엽원, 화목원, 수생원, 열대과원 등 5개 아열대 테마정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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