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여섯 번째 맞는 ‘대한민국 도시숲 설계 공모대전’이 지난 30일 최종 수상자 18명을 발표하면서 마무리됐다. 이제 10월 말 열릴 예정인 시상식과 작품전시회만 남겨놓은 것이다. 한국조경신문이 지난해부터 주관해 온 이 공모전이 올해는 더 많은 작품이 접수되었고, 특히 여러가지 혁신적인 운영기법을 도입하면서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되돌아보면 ‘조경분야 업역을 침범하고 있다’던 도시숲 정책에 대해서 조경분야 신문이 그 역할을 대행하는 것 자체에 조경계 내부에서는 불만과 비판도 많았다.

그러나 이번 혁신적인 모범사례와 함께 주목할만한 점은 또 있다. 심사위원 구성에 있어서 산림과 조경분야를 1:1로 구성해 융합의 기틀을 마련했다. 그럼에도 임학을 포함한 다수의 타 전공자들에 비해서 절대적으로 많은 수상자가 조경 전공자들에서 배출됐다는 사실은 그동안 날을 세워온 조경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조경분야 교육의 성과를 확인하고 타 분야보다 월등히 우월한 대상지 설계 역량을 인정받게 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더이상 문고리 꼭꼭 잠그며 문을 닫고만 있을 일이 아니라 더 적극적으로 융합에 나서도 된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이번 공모전의 성과를 좀더 자세히 따져보자.

우선 판넬을 없애고 모든 작품 접수를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그래서 참가자들은 지난해처럼 그 큰 판넬(A1)을 들고 서울의 접수처까지 찾아오지 않아도 됐다. 온라인접수에서만 그친 게 아니라 심사 절차도 자동화했다. 심사위원들은 별도로 제공받은 인증키를 입력함으로써 온라인 심사 프로그램에 접속해 심사 대상 판넬과 작품설명서를 화면으로 평가하고 채점했다.

여기에 이어 올해 공모전의 또다른 혁신은 1차심사 통과자들을 대상으로 오프라인 PPT 발표 심사 방식을 채택했다는 점이다.

이는 참가 학생들에게 설계 작품에 대한 발표역량을 수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사상 처음으로 공개심사를 진행함으로써 다른 참가자들은 어떻게 해석하고 풀었는지를 직접 들을 수 있도록 하여 다양한 시각을 배울 수 있도록 한 기회였다. 이에 운영위원회에서는 수상인원의 2배수를 선정한 뒤 발표자 36명에게 기본 3분의 발표시간을 제공함으로써 긴장감을 높이고 심사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러한 혁신적인 공모전 시도가 가능했던 점은 한국조경신문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공모전 운영 솔루션과 산림청의 혁신을 위한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처음 시도했던 일이라서 운영과정에서 작은 불편이 없지는 않았지만, 이러한 과정을 통해 도시숲 설계 공모대전은 명실공히 우리나라 산림,조경 설계 전문가 육성을 위한 꿈나무 프로그램으로 우뚝 설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제 남은 또 다른 과제는 15개 사이트를 대상지로 한 도시숲 사업 후보지들이 일선 지자체 정책의 반영으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각 사례지별로 제안된 우수 사례에 대해서 진지하게 검토하고 아이디어를 확대해 나가면서 실제로도 훌륭한 도시숲 탄생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

그럼으로써 도시숲과 녹지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국민들에게 양질의 도시숲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행사를 주최한 산림청과 주관기관인 한국조경신문, 산림조경 전문가들 모두의 궁극적인 역할이기도 하다.

 

논설실

저작권자 © Landscape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