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계를 대표하는 사람 조직인 (사)한국조경사회가 그동안 코엑스에서 개최해 왔던 실내 조경박람회에 대한 운영방침을 바꿔 ‘문화’와 결합한 야외 박람회로 열겠다고 한다.

박람회에 대한 본질적 고민, 미래지향적인 비전 설정과 함께 서울시가 적극적인 공동주최의 파트너로 나섬에 따라 새로운 도약의 날개를 달게 됐다.

오는 11월 6일부터 10일까지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펼쳐질 조경문화박람회는 사실 지난 5월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세월호 참사로 인해 기약 없이 연기되었던 일이다. 그 당시에는 개막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때라 아쉬움도 있었지만, 한국조경사회는 박람회 무산에 따른 후유증에 매몰되지 않고 조경작품 ‘노란 리본의 정원’을 서울광장에 조성해 전 국민적 슬픔을 함께 나누기도 했다. 조경인들의 마음이 모여 시공을 초월한 추모의 정성으로 승화했던 것이다.

기다릴 줄 알고 나누고 베풀 줄도 아는 한국조경사회이기에 이번에 새롭게 시도하는 ‘대한민국 조경문화박람회’ 또한 기대가 크다. 그러나 상황은 결코 녹록치 않은 것 같다. 그동안 해왔던 것과 다른 방식인데다 건설경기도 크게 위축된 상황이고 처음 개최하는 야외행사이다 보니 염려되는 게 많은 게 사실이다.

그 장벽들을 넘기 위한 성공 키워드를 무엇보다 ‘문화’에 두고 적극적으로 시민과 함께 축제를 만들겠다는 새로운 시도는 희망적이라 할 수 있다. 조경산업 제품 전시를 기본으로 하고, 여기에 문화를 접목하며 시민참여를 통해 축제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 실현된다면 전화위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직위원회가 준비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시민이 꾸미는 불후의 정원만들기 ▲꽃묘 나눠주기 ▲나는 조경가다 시즌3 ▲국내외 명사 특강(일본 사사키 요우지, 한국 황지해 작가) ▲전문가 정원상담 코너 ▲서울역 고가공원 아이디어 공모전 및 시상식 ▲가족화분 만들기 경진대회 ▲꽃피는 서울상 콘테스트 등 다채롭게 구성됐다.

박람회가 열리는 광화문광장은 국가상징가로이며 외국인 관광객을 포함한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이 공간에 제품과 디자인, 조경작품들이 어우러져 박람회장을 하나의 공원처럼 조성하겠다는 계획 또한 기대되는 대목이다.

또한 전국의 시도 공원녹지 공무원들과 공공기관 조경직 담당자들이 1박2일에 걸쳐 행사를 가지면서 워크샵, 신제품 소개, 업체와의 리셉션 등의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산업적으로도 큰 효과를 낼 수 있음은 물론이다.

여기에 서울시의 홍보역량이 집중돼 서울시 전역을 무대로 대대적인 홍보활동이 전개된다고 한다. 지하철에는 홍보 동영상이 상영되고 포스터가 부착되며, 청계천에는 가로배너가 줄을 지어 펄럭이게 된다. 서울시내 300여개 전광판에도 ‘대한민국 조경문화박람회’를 알리는 광고가 동시 노출된다고 하니 그 어느 때보다 조경을 알릴 수 있는 큰 기회를 얻은 것이다. 최신현 조직위원장이 “조경을 부흥시키고 일반인에게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강조하는 이유다.

이렇게 하기까지는 서울시 푸른도시국의 열정과 지원이 헌신적이었다고 한다. 우리는 이런 노력들이 헛되지 않고 더 큰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책임이 있다. 무엇보다 함께 하는 일, 1년에 한 번 우리의 마음가짐과 솜씨를 대중에게 펼쳐 보이는 대축제에서 모두가 한뜻으로 참여하는 일 또한 간절한 숙제로 남겨져 있다. 어려운 때 일수록 힘을 모아서 활로를 개척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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