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을미년 아침이 밝았다. 험난했던 갑오년을 살아내고 맞는 이 햇빛은 그래서 찬란하다.

돌아본다면, 정말 힘들었노라 하소연 하는 시절의 연속이었다. 건설회사 도산과 연쇄부도, 수주물량 감소, 놀리는 것보다 하는 게 낫다며 했던 덤핑수주, 자재대금 미수, 임금 체불, 정리해고… 굽이굽이 아픈 사연과 눈물들이 우리 주변에는 널려있다.

그래도 어제와는 분명히 다른 새해가 시작됐다. 무엇보다 조경도 ‘진흥법’을 갖게 돼 산업과 학문의 내일을 기약할 수 있게 된 것은 다행스러움이다. 또 정원정책의 A~Z까지 담은 수목원법이 세밑 국회를 통과한 것도 힘을 주는 일이다.

그것들 없이도 이만큼 왔는데 등을 밀어준다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그러나 희망이란 가만히 앉아 있다고 운 좋게 오지 않는다. 간절한 바람이 있어야 하고, 절망을 떠나보낼 용기가 필요하며, 희망이 들어올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두어야 하는 것이다.

최근 동탄신도시 주민들이 정부를 향해 당초 계획대로 생태공원을 조성해달라고 시위를 하고 있다고 한다. 개발기관인 LH가 토지이용계획을 일방적으로 바꿔 한옥마을, 한옥호텔 등 개발사업으로 추진계획을 밀어붙이자 주민들은 이를 거부하고 강도를 높여가며 투쟁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공원 정책과 관련해서 최근의 분위기는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으로 녹지면적이 축소·폐지되고 있으며, 도시공원일몰제가 임박하면서 일부 주민들은 오히려 도시공원지정해제를 요구하는 사례도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동탄신도시 주민들 스스로 과밀개발에 대응하기 위한 쾌적하고 지속가능한 주거환경을 원칙대로 지켜달라고 요구하는 사례는 매우 이례적으로 범조경계는 연대의 뜻을 보내야 한다.

또 다른 이슈로는 서울시가 최근 설계공모를 추진하면서 조경분야를 자격에서 배제하고 여러 사업에서 소외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2014년까지 임기를 마친 김한배 한국조경학회장이 박원순 시장 면담을 추진해왔으나 성사가 되지 않자 서울시청 누리집 ‘원순씨에 바란다’ 게시판에 공개적으로 서한을 올리고 임기를 마쳐 화제가 되고 있다. 이제 그 뜻을 이어받아 누군가는 항의를 조직화해내고 박원순 시장에게서 향후 대책을 받아내야 할 것이다.

때에 따라서 희망은 반격을 함으로써 시작되기도 한다. 조경이 발딛고 있는 세상은 지금이 그러한 때에 해당한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2015년에는 빼앗겼던 조경계의 희망을 되찾아오는 원년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절망에서 벗어나야 하며, 간절한 바람과 함께 적극적인 희망 만들기에 나서야 한다. 때로 저항을 필요로 한다면 그것도 두려워 말 일이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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