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동탄1신도시 공원부지에 한옥마을 조성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화성동탄 지역 주민들과 의견차가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

LH는 지난달 30일 동탄2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국가권익위원회 중재회의에서 화성동탄 지역민들로 구성된 ‘동탄을 사랑하는 모임’(동사모) 대표진과 대화의 장을 가졌다. 이 자리는 LH와 지역 주민 간 대화를 통해 그간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지만 실제로는 별다른 소득 없이 양측의 의견차만 확인하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 3시부터 시작된 회의는 약 1시간 30분가량 진행됐다. 동사모 대표진은 한옥마을 등 사업 타당성 용역 결과와 관련 설명을 기대했지만 LH 측은 ‘용역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결국 이 자리에서는 한옥마을 조성 계획 등 LH가 추진 중인 사업에 대한 발표가 진행됐다.

주민들은 LH측의 사업 계획 발표에 대해서도 ‘왜 이렇게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된 게 없느냐’고 항의했다. 결국 중재회의는 논쟁으로 마무리됐다. LH측은 3월께 용역 결과를 가지고 주민들과 다시 중재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중재회의에 참석한 한 동사모 관계자는 “설명회 전과 후에 바뀐 상황은 하나도 없다. 이 자리에서도 LH관계자들은 우리 얘기를 듣지 않더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LH측이 용역 결과를 두고 주민들을 속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LH가 세 군데 용역기관의 이름을 밝혀서 회의 중간에 전화로 물어보니 ‘용역 결과가 나왔고 LH 측에 보내줬다’고 했다. LH 측이 설명회 자리에서는 주민들의 요구를 잘 받아주겠다고 하더니 결국엔 주민들을 또 속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LH측은 “용역을 맡긴 업체에서 담당자가 아닌 다른 사람이 ‘결과가 나온 걸로 알고 있다’고 답한 것이다. 설문을 통해 분석하고 있는 과정에 있고 최종적으로 수요 조사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또 다른 동사모 관계자는 “LH가 용역 결과를 쥐고서 3월까지 버틸 생각으로 우리에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고 거짓말한 것이다. 분석기간이 3개월 걸린다는 건 3월에 실시승인을 받기 위한 시간 끌기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LH측은 이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양측은 현재 경기도 화성의 동탄 1·2신도시 사이에 낀 대체농지를 두고 갈등을 겪고 있다. LH가 애초 생태공원 등 공공시설을 만들기로 한 부지에 한옥마을을 조성하기로 하면서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했고 양측의 의견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LH는 애초 생태공원 등 공공시설을 만들기로 한 동탄신도시 개발계획을 변경, 경기 화성시 석우동 47번지 일대 대체농지에 20만5000㎡ 총 440가구 규모의 한옥마을을 비롯한 한옥호텔(3만7000㎡), 유통시설(10만2000㎡) 등을 만들기 위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화성동탄 지역 주민들은 LH가 공공 용도로 사용하겠다던 대체농지에 한옥마을과 호텔 등을 조성하려 하는 것을 두고 ‘LH가 공익사업에 사용하기로 하고 헐값에 매입한 농지를 이용해 개발사업을 한다’며 비판하고 있다. 주민들은 “LH가 소수의 이익을 위한 해당 계획안을 철회하고 약속대로 생태공원 등 주민을 위한 녹지를 조성하라”고 요구하며 LH본사와 청와대, 화성시청 등에서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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