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봄을 앞두고 대학 졸업철이 왔다. 캠퍼스생활의 끝이자 사회생활의 시작이다.

긴 배움을 마친 기념식은 축하의 장이 되어야 하겠지만 실상은 막막함이 떠나지 않는다. 새롭게 시작할 사회생활들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국가경제 및 건설업 침체 여파로 조경분야 채용시장 또한 찬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한때 인기직종, 인기학과였던 ‘조경’의 열풍이 최근의 취업난으로 식어가고 있다. 문제는 이런 분위기가 금세 호전될 것 같지가 않다는 점이다. 국가 조경정책의 홀대와 건설경기 위축, 개발호재 감소 등 주변 여건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호랑이를 만나도 정신만 바짝 차리면 산다’는 속담처럼, 상황을 파악하고 틈새를 살피면서 돌파구를 찾아내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시대와 주변만 탓하고 있기에는 함께 어깨 맞댄 동무들이 너무 많으며, 해야 할 사명 또한 크다.

무엇부터 해야 할까? 우리가 오래도록 가져왔던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 산업 구조가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방식의 산업은 축소되고 있으며, 새로운 형태로 융합과 창조의 산업으로 이동하는 상황이다.

조경학을 전공하면서 전통적으로 설계회사, 시공회사, 자재회사, 공공기관 등을 목표로 공부하고 준비해왔던 방향을 더 넓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대학에서도 더 이상 이론의 전수에만 매몰되지 말고 융합적인 사고력과 인문학적 감수성, 창의적인 직업교육에 더 많은 투자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조경을 중심으로 다양한 분야와 결합해 수많은 핵분열을 해나갈 수 있어야 돌파구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학생들 성향에 따라 창의적이고 도전정신이 강한 경우에는 과감하게 창업·창직을 준비할 수 있도록 연계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진 상황에서 취업에만 연연하는 교육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런 가운데 최근 어느 기업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통한 전국적 프랜차이즈 사업설명회를 열어 눈길을 끌었다. 조경분야와 사회적기업을 결합해 돌파구를 제시한 것이다. 아무도 생각 못한 발상에 전국에서 몰려든 참가자들은 열기로 화답했으며 그만큼 우리 분야도 새로운 출구를 갈망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정부는 올해 창업지원자금으로 1조5400억 원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작년보다 7.7% 증가한 수치다. 그중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창업아카데미, 창업인턴제를 비롯해서 대학을 거점으로 한 창업선도대학 등의 정책들도 전진 배치돼 있다.

과거와 달리 국가 창업지원 시스템은 이제 아이디어와 열정만으로 받을 수 없다. 사전에 창업교육과 컨설팅을 받으면서 준비과정을 거치고 성공 가능성을 높여야 평가를 통해 자금이 지원되는 형태로 변화한 것이다. 이제 전문분야들은 핵분열을 하면서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하는 경쟁시대에 돌입했다. 

조경의 내일을 고민한다면, 창조적인 발상전환부터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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