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처음으로 종합적인 도시재생 계획을 발표했다. 2018년까지 27개 선도지역을 중심으로 1조3천억원을 투자하겠다고 했는데 이것은 ‘마중물’ 성격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쇠퇴·낙후지역, 역사·문화지역, 저이용·저개발지역, 노후주거지역 등을 중심으로 집중 투자하면서 재생계획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추가하겠다고 설명했다. SH공사는 이와는 별개로 도시재생사업에 1조750억원 투자계획을 밝히면서 서울시 도시재생의 쌍두마차로 떠올랐다.

이렇게 되면 과거 개발시대 뉴타운, 재개발 중심의 정책에서 본격적인 ‘도시재생’ 전략으로 선회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면서 서울시는 도시재생 종합플랜의 핵심 방향으로 사람중심 개발, 맞춤형 정비, 주민 자생력 확보, 지속성 있는 동력 형성, 민간투자 촉진 등을 내세우고 있어 기존과는 확연히 다른 전략임을 강조했다.

이런 전략이 나온 배경에는 1960년대 한국전쟁 복구와 산업화 시대를 거쳐, 70~90년대 도시 확장 및 신시가지 개발 중심의 추진, 2000년대 균형발전 시대로 이어지는 동안 정작 사람이 소외되고 서울의 자산과 미래세대가 고려되지 못했다는 지적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그래서 나온 것이 ‘함께 만들고, 함께 잘살고, 함께 행복한, 100년 서울’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이번 서울시 발표에서 눈길이 가는 또다른 지점에 SH공사의 변신이 있다.
 
1989년 도시개발공사로 출범한 SH공사는 이번 개편에 맞춰 조직을 혁신하고 도시재생전문기관으로 탈바꿈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상생과 협치를 위해 지역전문가 5000명을 양성하기로 하고 임대단지 공동체 형성리더, 지역활성화를 위한 마을 일꾼, 임대주택 관리소 직원, 공사 직원 등을 대상으로 교육하기 위한 SH아카데미 운영계획을 선보인 것이다.

서울시의 이런 계획은 부동산·건설시장의 침체, 원도심지역 쇠퇴 가속화, 인구고령화 시대를 맞아 국가 도시재생 정책과 맞물려 전국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예상은 했지만, 이처럼 전격적인 변화와 혁신을 보면서 조경분야는 ‘도시재생’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적극적인 고민이 필요하겠다. 조경가에게 도시재생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시대가 됐으며, 스스로 도시재생 전문가로 전환하지 않으면 미래 또한 어둡기 때문이다.

SH공사는 이번 혁신방안을 발표하면서 가장 첫 머리에 ‘시민주도’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관이나 전문가가 주도하는 것이 아닌 시민주도 시대를 맞아 조경가들의 역할 또한 무엇일까? 한 마디로 조경산업의 패러다임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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