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용주 디자인HK(주) 이사

개인적으로 처음 참가한 뚜벅이행사에서 근대역사문화의 도시 군산을 다녀왔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에서 문화해설사 설명과 함께 출발한 군산 투어는 옛 군산세관, 옛 일본18은행을 보고 부잔교(뜬다리부두)를 지나 진포해양테마공원에서 준비한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고 울타리 아래쪽에서 드디어 첫 번째 꽃인 개불알풀을 볼 수 있었다. 같이 섞여있는 광대나물 분홍색꽃은 아직 피기 전이다.

밖에서보면 4층, 안에서는 2층 구조인 옛 조선은행군산지점 뒤쪽 채만식소설비가 있는 광장에는 커다른 느티나무가 뿌리 아래 반공호까지 만들어주면서 일대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임을 선언하고 서 있다. 바로 옆에 오동나무가 친구를 해주고 있는데 낙엽이 없는 이 시기에 뒤쪽에 숨어있는 듯한 오동나무는 모르고 지나친 이들이 많을것 같았다. 옛 조선은행 서쪽에는 오동나무와 하트모양 상처를 품은 벽오동나무가 서 있고, 주변을 돌며 있는 잔디화단엔 귀화종인 돌소리쟁이, 큰방가지똥, 꽃피운 개쑥갓등이 발빠르게 봄을 맞이하고 있었으며, 자생종 별꽃과 개불알풀도 볼수 있었다.

우리주변의 잡초에 비해 이맘때 산속에는 복수초, 너도바람꽃, 변산바람꽃, 꿩의바람꽃, 산자고, 앉은부채등이 화려하고 큰 꽃을 피우며 봄을 알리는 시기이다. 그래도 남부지방이라고 흔히 회양목과 비교되는 상록관목 꽝꽝나무를 녹지 이곳저곳에서 쉽게 볼수 있었고 회양목꽃도 한창 벌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내항사거리를 포함한 해망로는 가로수가 메타세콰이어이고 띠녹지로 쥐똥나무와 사철나무를 식재했다.

동국사로 가기위해 버스가 정차한 곳은 명산사거리 근처로(월명로) 이곳의 가로변 띠녹지는 사철나무 생울타리 식재였는데 여기 저기 심하게 깍지벌레 피해를 보고 있었다. 수목병충해에 무심한 건 전국이 한마음인 것 같다.

국내 유일의 일본식사찰인 동국사 마당은 큰 나무 때문에 그늘 지는게 싫었는지 아름드리 은행나무들과 일본원산 편백나무는 상부를 강전정 당한 채 혈기왕성하게 자라는 상태였고, 담장옆 상록수 동백과 왼쪽 화단 중앙에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나무중 하나인 일본 원산 풍년화가 피어나고 있었다. 이에 비해 매화, 산수유, 황매화, 모란 등은 아직 꽃망울을 터뜨리지 못하고 있는 건 서울, 경기지방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수피가 노란색이 짙었던 회화나무는 혹시나 찾아보니 국가표준식물에 재배종 황금회화나무로 올라 있는 종이었다. 화단 아래 부케를 닮은 머위의 두상화서는 개화 직전이었다.

그밖에 대왕송, 소나무, 실유카, 비비추, 철쭉 등 다양한 철쭉재배종들, 매실,홍매실나무, 절 뒤편을 감싼 대나무숲과 메타세콰이어를 볼 수 있었다.

동국사 입구에 일본식으로 쌓았다는 옹벽엔 귀화식물 우단담배풀로 보이는 군락이 자리잡고 있어서 특이했다.

8월의 크리스마스촬영지인 초원사진관을 가는길엔 강전정된 개잎갈나무(히말라야시다), 생울타리 동백나무, 사철나무 등을 볼수 있었다.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일본식가옥 ‘히로쓰가옥’엔 일본식이라 그런지 아니면 나중에 식재한 것인지는 몰라도 가이즈까향나무가 비좁게 좁은 녹지공간을 채우고 있었고, 익어가는 팔손이열매도 한 구석에서 볼 수 있었다. 중간에 얼룩덜룩한 수피가 특징인 모과나무가 꽝꽝나무와 더불어 한 그루 서있고 안쪽 공간에 은목서, 옆집울타리에 걸쳐진 키위덩굴 등이 비좁은 공간에 답답한 느낌으로 어우러져 있다.

버스를타고 이동한 김제의 두번째 방문 장소인 김제조경수농장에는 소나무와 배롱나무가 주 수종이었는데 아직은 새싹도 없고 꽃이 없어 삭막해 보이는 풍경이었지만 바닥은 초본류의 움직임이 한창이었다. 황새냉이, 좀냉이, 떡쑥, 지칭개, 별꽃, 한지형 잔디류 등이 많이 보였고 배롱나무가 있는 곳에는 큰개불알풀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12시께 진포해양테마공원에서는 활짝 피어있던 큰개불알풀꽃이 이곳에서 오후 4시가 넘은 시각 파란 꽃잎을 접었지만 겹쳐 보이는 잎이 오히려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우리 주변의 야생화들은 계절에 따라 피고 지지만 하루를 기준으로는 오전, 오후 시간대별로 개화시기를 달리하는 특징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다. 착각하기 쉬운 것 예를 하나 들면 복수초의 노란꽃잎과 산딸나무의 흰꽃 잎은 하루종일, 며칠을 피어있는 것으로 볼 수도 있는데 이는 꽃잎이 아니고 꽃받침과 턱잎(포)이 변한 것으로 꽃잎은 퇴화하거나 작게 존재하는 경우라 한다.

서울에 비해 남쪽으로 3시간을 가야하는 곳이지만 아직 화려한 봄꽃을 보기엔 이른 시기였다. 흔히 볼 수 있는 개나리, 진달래, 벚꽃을 기다리기 전에 주변 화단의 별꽃, 개쑥갓, 벼룩나물, 개불알풀꽃 등을 찾아보며 봄을 맞이하는것도 좋을 것 같다.

지용주(디자인HK(주)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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