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생태수도’를 표방하며 달려온 전남 순천시가 최근 ‘정원의 도시 마스터플랜 최종보고회’를 열고 본격적인 정원도시 추진에 팔을 걷어붙였다. 201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성과를 도시의 핵심 경쟁력으로 키워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정부 또한 화답하듯 국가정원 지정, 정원산업지원센터 건립, 순천대 정원특성화교육 CK사업 선정, 순천만정원벨트 구축 등으로 탄력을 주고 있다. 여기에 지역 국회의원이 선언한 ‘예산폭탄’까지 감안할 때 순천시가 정원의 도시로 성공하지 못한다면 그게 더 이상할 정도가 됐다.

국가 정원정책을 놓고 본다면 순천시가 특혜를 받고 있는 것은 셈이다. 올해 7월21일 정원법이 시행되기도 전부터 이미 국가 지원이 시작되고 발표되었으니, 마스터플랜 발표가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정책이 먼저 가고, 순천시가 쫓아가며, 연구진들이 허겁지겁 따라가는 형국이다. 아무리 상황이 그렇다 하더라도 일련의 추진과정에서 시민들이 잘 보이지 않는 것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정원도시를 표방하고, 국가 정책이 정원도시를 지원하는, 세계적으로도 유례 없는 사례에 맞게 마스터플랜 또한 새로운 것, 세계적인 것이어야 한다.

이번에 발표된 마스터플랜의 세부내용을 살펴본다면 각각의 사업 안에서 주민들의 참여, 도시계획과의 연계, 중복 사업간의 관계 등이 언급돼 있기는 하지만, 많은 부분들이 조성사업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하드웨어만 갖춘다고 해서 정원도시가 완성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최종 마스터플랜에서는 다음과 같이 10대 역점사업을 제시했다. ▲순천 습지식물원 ▲정원지원센터 건립 ▲정원문화의 확산과 관리를 위한 순천정원협회 설립 ▲그린정원코넥터 시범사업 ▲시범정원:공공정원 쇼케이스 ▲한 마을 한 숲 정원 가꾸기 ▲순천부 읍성 해자정원 조성 ▲동천비치 조성 ▲생애주기를 고려한 시민정원사 양성 ▲시민정원 등록제 등이다.

하나하나의 사업들이 모여 정원도시 순천을 더욱 아름답게 해줄 것을 기대하며, 우리는 순천시가 정원도시의 성공모델이 돼 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지켜본다.

자, 이제 공은 순천시에게 왔다.

정원의 도시에 사는 시민들답게 지역민들이 얼마나 정원문화를 향유하며 행복을 누리게 될 것인가? 어떤 모습으로 주택과 마을, 상점과 거리, 도시 전체가 꽃으로 물들어 갈 것인가? 순천시 정원이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유명세를 타서 너도나도 부러움과 벤치마킹을 하러 방문할 것인가? 그로 인해 발생되는 유무형의 부가가치는 얼마나 될 것인가?

순천시는 정원도시의 성공 열쇠가 무엇보다 시민에게 있음을 깨닫는 게 급선무다. 정원문화가 시민들 일상에 얼마나 조화롭게 어우러지게 하느냐가 핵심인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순천시 마을과 도시정책의 핵심을 일관되게 정원문화가 관통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고, 주민 스스로 즐겁게 가드닝을 생활화 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시민정원사를 육성해 그들로 하여금 순천시 정원이 매일매일 새 생명 누리도록 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한다.

천혜의 환경과 최고의 조건에서 출발하는 ‘정원도시 순천’에는 이제 시민의 참여가 보태지면 된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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