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리 이름 되찾은 80여 개 공원과 이름없는 섬 ::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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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우리 이름 되찾은 80여 개 공원과 이름없는 섬
[361호] 2015년 08월 19일 (수) 19:19:17 논설실 news@latimes.kr

광복 70돌을 맞았다. 1910년부터 35년 동안 일제 치하에서 해방된 지 70년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중앙정부와 각 지자체에서는 크고 작은 행사로 북적였다. 특별히 올해는 광복 70돌을 기념하고자 8월 11일 국무회의에서 8월 14일을 대체공휴일로 지정하기도 했다.

우리는 과연 광복절의 중요성에 대해 얼마나 깊게 생각하고 있는지 문득 생각해봤다. ‘광복’의 기쁨일까, ‘공휴일’의 기쁨일까. 언론 보도에 따르면 국경일마다 태극기를 직접 단다는 대학생이 39%, 국경일에 추모나 기념을 하지 않는 대학생이 33%라고 한다. 해가 바뀔수록 국경일에 태극기를 보기 힘들어지고 있다.

광복절이 하루 지난 8월 16일, 국토교통부는 의미 있는 보도자료를 냈다.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지리정보원이 8월 11일 국가지명위원회를 열어 강원도 등 4개 도에서 신청한 땅이름 정비안을 심의·의결해 85건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새로 지어진 땅이름은 원주 혁신도시의 26개 공원 이름과 6개 생태통로의 이름, 충남 내포신도시에서 새로 나는 6곳의 마을 이름, 그리고 아직 이름 지어지지 않은 이름없는 섬 등의 고유 이름이다. 혁신도시와 신도시에 새로 생긴 공원과 마을 등에는 예로부터 내려오던 겨레 정체성이 담긴 이름이 붙었다. 강원도 원주 혁신도시의 공원은 봄이 가장 먼저 찾아온다는 의미로 ‘입춘내수변공원’이라고 붙였고, 그 밖에도 뒷골공원, 버들만이공원, 미리내공원, 두둑소공원, 황새쟁이소공원 등의 이름이 나왔다. 원주의 생태통로에는 배울생태통로, 둥지생태통로, 서리실생태통로 등의 이름이 붙었다. 전남 여수시의 한 이름없는 섬은 그 생김새가 꽃밭과 같다 하여 ‘꽃밭등’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을 갖게 됐다.

이번에 이름 지어진 85개 땅이름 가운데에서는 일본식 표기 땅이름도 우리말로 고치는 데 힘썼다. 강원도 고성군과 인제군 경계의 ‘대간령(새이령)’은 ‘새이령’이라는 우리말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국가지명위원회는 그동안 산발적으로 추진되던 일본식 땅이름 정비를 종합적인 정비 방안을 마련해 꾸준히 고쳐 나간다고 밝혔다.

35년간 일제강점기에 있으면서 우리 겨레는 성과 이름, 우리의 문화를 비롯해 말까지 빼앗겼다. 국토를 빼앗은 것도 모자라 한글 이름조차 보지 못하겠다는 생각에 비롯된 자행이다. 자신의 이름을 부르지 못하는 것이야말로 겨레에게 가장 큰 슬픔일 것이다.

광복 70돌을 맞아 20여 개 공원 이름이 우리말 이름을 갖는다는 게 더 뜻이 있다. 그동안에도 국립국어원에서는 어렵고 정체 모를 외래어를 부르기 쉽고 편한 우리말로 바꾸는 일을 꾸준히 해왔다. 공영방송에서의 우리말 퀴즈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방송과 국토지리정보원의 이런 노력이야말로 참된 광복(光復), 오천 년 우리 겨레 정통성을 이어나가고 밝은 앞날을 후손에게 이어주는 큰 다리가 되지 않을까.

우리 이름으로 다시 태어난 나라 곳곳의 공원과 생태통로, 그리고 섬들. 우리가 이들 공원과 생태통로를 자주 찾고, 이름을 불러줄 때 그 뜻이 더욱 깊어질 것이다. 아름다운 우리말이 널리 쓰이기 위해서는 누구 혼자만으로 힘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엊그제 나온 서울시 의원에 따르면 서울시민 700명의 설문조사에서 주 1~2회 공원에 가는 성인이 35.1%, 주 3~4회가 10.3%, 거의 날마다가 9.0%로 나왔다. 이처럼 도시공원은 도시민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우리가 공원을 찾을 때마다 아름다운 우리말로 된 공원 이름의 큰 뜻에 대해서 한 번쯤 생각해 보는 것도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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