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연경 가든디자이너

매번 가려고 망설이다 드디어 처음 참여한 뚜벅이투어. 이번 뚜벅이 일정은 경기정원문화대상 수상지 6곳을 둘러보는 일정이었다. 꼭 참여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이번 일정이 평소 정원디자이너 혹은 설계가의 손에서 탄생한 오픈된 정원이 아닌 개인주택정원이라는 점과 정원주인을 직접 만나고 정원에 대한 얘기를 들을 수 있는 흔치않은 기회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오전부터 서둘러 첫 대상지인 용인부터 차례로 돌아 마지막 안성까지. 6개의 정원 속 각기 다른 이야기를 들으며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다.

전문지식 없이 시작했지만 그래도 내 정원을 만들고 싶다는 일념으로 1년 이상을 소품을 구하고 직접 그려보며 만들었다는 정원. 식물이 좋아 아파트 베란다에서 시작해 직접 삽목하여 기른 나무를 정원이 있는 집으로 이사하며 옮겨 심어 크게 키워 낸 분.

시간 가는 것이 아깝지 않다며, 오히려 내년 봄이 와야 또 봄꽃을 볼 수 있으니 빨리 시간이 갔으면 좋겠다고 말씀하던 분. 어머님을 생각하며, 또 나의 어린 시절을 생각하며 하나하나 만들었다던 정원. 6곳 그 어느 하나 같은 곳이 없었고, 각기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었지만 충분히 아름다웠고 따뜻했다.

한번은 문득 정원을 둘러보다 허브류가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것을 보고 아무래도 겨울을 나기가 힘들텐데.. 라는 생각에 주인에게 물어보니 아니나 다를까 ‘겨울이 되면 전부 온실로 옮겨가지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 대답 속에 번거로움이나 귀찮음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이걸 전부요?’ 라고 말하는 내게 ‘그럼요’라고 말하시며 웃으시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각자의 정원을 설명해 주며 입가에 떠나지 않던 미소. 반짝거리던 눈. 꾸준한 정원관리와 호기심. 그걸 직접 들으며 보고 있자니 나는 과연 이들보다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었을까하는 부끄러움이 들었다. 동시에 디자이너로써 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이며, 정원디자이너의 개입과 또 몫은 어디까지 인지, 또 과연 어떤 정원이 잘 만들어진 정원인지 스스로에게 물으며 채찍질하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이 세상의 가장 맛있는 음식은 이 세상 모든 어머니 숫자와 같다는 말이 있다. 아마도 가장 멋진 정원은 지금도 반짝반짝 빛나는 눈으로 정원을 가꾸고 있을 정원 주인의 수 만큼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흔치않은 감사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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