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 대한민국 한평정원 디자인전’<사진 박흥배 기자>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전남 순천시 ‘순천만국가정원’ 나눔숲 일원을 찾으면 60개 정원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순천시는 지난 5일부터 이곳에서 ‘2015 대한민국 한평정원 디자인전’을 진행하고 있다. 더욱이 행사장 주변에는 가을을 대표하는 코스모스와 메밀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한 폭의 그림 같은 장관을 뽐내고 있다.

이번 전시회의 김영준 총괄감독은 연출에 있어서 “기존의 순천만 정원과 조화를 이루려고 가장 많이 신경 썼다”고 밝혔다. 그래서인지 나눔숲 일원에 조성된 정원은 그 뒤로 펼쳐지는 코스모스와 메밀꽃과 어울려 더욱더 자연스럽다.

정원에 조성된 작품들은 생활 속 정원에서부터 실험적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예술 정원까지 그 폭이 넓고 다양하다. 앞서 순천시는 작가부, 학생부, 일반부 등으로 나눠 총 60개의 작품을 선정했다.

시는 10월 3일 폐막식때 심사를 거쳐 우수작을 선정한다. 폐막식에는 시상식과 함께 ‘작가의 밤’ 행사도 예정돼 있다. 대상(행정자치부장관상, 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 산림청장상), 최우수상(도지사상), 우수상, 장려상(순천시장상) 등으로 나누고, 모두 5000만 원에 이르는 상금과 부상을 줄 예정이다.

다음은 ‘2015대한민국 한평정원 디자인전’ 김영준 총괄감독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 김영준 총괄감독<사진 박흥배 기자>

‘2015대한민국 한평정원 디자인전’ 총괄감독을 맡은 소감?
힘들지만 재미있었다. 순천 지역에서 계속 발전시켜 나갈 만한 아이템이라고 생각한다. 장기적으로는 전국에서 그리고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본다. 아직은 초반이기에 소문도 덜 나고 인정받진 못했지만 이런 과정은 필요하다. 그 과정에 일조할 수 있다는 것을 보람되게 생각한다.

한평정원 전시 목적은 무엇인가?
우리는 전문가적이거나 어려운 정원을 지향하는 게 아니다. 개인이 바로 할 수 있는 정원, 욕심을 낼 수 있는 정원을 추구한다. 아직 국내에서는 정원을 생각하면 넓고 좋은 땅에 돈이 많이 들어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전시회에서는 ‘2.5평에서도 정원을 만든다’는 것을 보여주고 제안한다.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목표를 가지고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정원 조성의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전시 목적 중에 하나다.

한평정원 디자인전은 언제부터 열린 행사인가?
지난해 처음 이 행사가 개최됐다. 올해 2회이긴 하지만 명칭이 변경돼 별도로 회차를 넣지는 않았다. 앞으로 이 행사는 해마다 계속할 계획이다.

지난해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상훈을 만들었고 조성 부지 자체를 어느 정도 보장받았다. 내년부터는 주변 시설도 더 좋아질 것이다. 꼭 하고 싶었지만 못한 부분도 있다. 참가자들에게 후원단체나 후원조직을 만들고 싶었는데 잘 안됐다. 내년에는 연결되도록 하고자 한다.

올해 작가부, 일반부, 학생부 정원이 조성됐는데
작가부 같은 경우 5:5로 실험정원과 생활정원이 배치됐다. 학생부 같은 경우 이번에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다. 완성도가 좀 떨어진 것도 있지만 전문 작가와 같은 작품도 있었다. 일반부는 제주도, 강원도 등 전국에서 참가했다. 우리나라에 정원작가라는 특별한 자격은 없지만 우리가 작가부로 작품을 접수할 때는 ‘다른 대회 입상자나, 공공시설물에 지속 가능한 작품을 설치한 사람’을 작가로 인정하고 있다. 실력은 있지만 그런 요건이 안 돼서 작가로 신청을 못 한 분들이 일반부에 작품을 냈다. 그러다 보니 일반부에서도 상당히 높은 수준의 작품이 나온 편이다.

행사 준비 과정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우선 공고가 늦어져 학생들에게 준비할 시간을 충분히 주지 못한 것이다. 기반시설이 너무 멀기도 하다. 관람객들을 이쪽까지 유도하는 부분도 시스템상 여의치 않기도 해 시설적인 부분이 아쉽기도 했다. 그 밖에는 잘된 것 같다.

연출과정에서 가장 많이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인가?
대부분 정원 경연대회들이 블록 위나 아스팔트 위에서 정원을 연출하는데 이곳에선 토지 위에 바로 한다. 그래서 주변과의 조화가 더욱 중요하다. 정원이 조성된 곳 뒤로 보면 코스모스와 메밀꽃이 피어 있다. 그런 부분과의 조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기존의 순천만 정원과 조화를 이루려고 가장 많이 신경 쓴 것 같다.

전시를 마친 정원은 철거할 예정인가?
철거를 원칙으로 한다. 하지만 입상작에 한해 순천만 정원과 조화가 될 경우 이전 설치 협상을 한다.

관람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런 정원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하며 편하게 둘러보셨으면 한다. 정원 가꾸는 것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았으면 한다. 학교에서 배우고 그렇게 해야 하는 것처럼 생각하지 말고. 사람은 본능적으로 뭔가를 만들고 싶어 하고 어떤 공간을 창조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고 생각한다. 창조의 욕구를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을 이곳에서 보고 갔으면 좋겠다.

▲ ‘2015 대한민국 한평정원 디자인전’<사진 박흥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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