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도 바닷길 (명승 제9호) <사진제공 문화재청>

진도 바닷길에 얽힌 전설에 의하면 이곳은 1480년께 손동지라는 사람이 제주도로 유배를 가는 도중에 풍랑으로 표류하여 지금의 회동마을에 살게 되었는데 호랑이의 침해가 심하여 마을을 호동이라 불렀다. 그 후 손동지의 자손들이 살면서 호랑이의 침해가 날로 더해지자 뗏목을 타고 의신면 모도리라는 섬으로 피하면서 황망 중에 뽕 할머니 한분을 호동마을에 남기고 말았다. 뽕 할머니는 헤어진 가족을 만나고 싶어서 매일 용왕님께 기원하였는데 어느 날 꿈속에 용왕님이 나타나 “내일 무지개를 내릴 터이니 바다를 건너라”는 선몽을 꾸었다. 이후 모도에 가까운 바다에 나가 기도하고 있던 중 갑자기 호동의 뿔치와 모도 뿔치 사이에 무지개처럼 치등이 나타났다. 그 길로 마을 사람들이 뽕 할머니를 찾기 위해 징과 꽹과리를 치면서 호동에 도착하니 “나의 기도로 바닷길이 열려 너희를 만났으니 이젠 죽어도 한이 없다”는 유언을 남긴 채 기진하여 숨을 거두고 말았다.

뽕 할머니의 전설이 내려오는 ‘진도 바닷길’은 전라남도 진도군 고군면 회동리와 의신면 모도리 사이 해저에 길이 2.8km, 폭 10~40m로 발달된 육계사주(陸繫砂洲)가 바닷물이 가장 낮을 때 해상에 노출되어 마치 바다가 양쪽으로 갈라진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유사한 사례로는 충남의 무창포, 전남 여수의 사도, 경기 화성의 제부도, 제주의 서건도, 인천의 실미도 등이 있지만 진도의 바닷길이 단연 으뜸으로 2000년에 명승 제9호로 지정됐다. 1975년 진도를 찾았던 주한프랑스대사가 이 바닷길이 열리는 것을 보고 감탄하여 자국신문에 ‘모세의 기적’으로 소개하면서 세계적 명소가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전한다.

현재 진도군은 바닷길이 가장 크게 열리는 봄(2∼4월)과 가을(9∼10월)에 마을의 수호신인 뽕할머니와 용왕에게 어업과 농사의 풍년을 비는 영등제를 함께 지내는 등 진도의 바닷길을 활용하여 세계적인 축제로 부각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현재 진도 바닷길은 매년 이 현상을 보기 위해 국내외 관광객 100여만 명이 몰려와 모세의 기적을 체험하고 있으며, 이 곳은 신비한 자연현상과 주변의 빼어난 경관, 뽕 할머니의 전설이 서려있는 명승지이다.

<자료제공 :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자연문화재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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