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예건 나눔 공모전의 주제는 ‘통일기원 공간디자인’이었다. 공모전을 통해 향후 남북간 교류 및 통일에 있어 조경 산업에서 ‘공간’을 어떻게 조성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학생들 스스로가 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총 35팀 작품 특징은 작위적인 메시지의 통일이 아니라, 실천적인 디자인 아이디어를 통해 분단극복과 통일의 문제에 도전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특히 최우수작 ‘넘어가는길’은 DMZ의 서쪽 끝인 한강 하구의 ‘철책’이라는 공간을 개방, 유지, 재배치함으로써 자연과 인간이 함께 공존하는 생태계보전과 남북한 분단의 상징성을 내포할 수 있는 작품으로 눈길을 끌었다. 프로젝트팀 ‘넘어가는길’의 청주대 환경조경학과 4학년 윤병두, 최대운, 금성철 학생을 인터뷰했다.

▲ 제2회 예건 나눔 공모전 주제는 ‘통일기원 공간디자인’으로 총 35팀 작품이 접수돼 최우수 1팀, 우수 2팀, 가작 3팀, 입선 4팀이 선정됐다.

'통일'이라는 주제 아래 공모전 1등에 선정됐다, 소감은?

평소 통일에 관심이 많았다. 통일 이후에 우리나라만의 법에 얽매이지 않고 통일이라는 특수성을 이용해 공간을 알릴 수 있는 곳이 DMZ라고 생각했다. DMZ라는 곳의 지역적 특수성이 곧 정치적인 부분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DMZ 구역 철책 철거 이후 일어날 수 있는 환경적 요소들에 집중했다. 특히 최근에 김포시와 고양시가 진행하고 있는 철책 제거 현상에 주목해 철책을 허문 곳에 개발을 집중적으로 이어가는 것보다 자연과 인간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는 설계에 집중한 것이 1등을 할 수 있는 요소라 생각한다. ‘철책’이라는 요소를 중심으로 생태와 인간의 타협점을 찾은 것, 개방과 오픈을 함께 병행한 것이 우리 공간의 핵심이었다. 앞으로 공부하거나 실제 취업을 한 이후에도 이런 공간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설계에 집중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비무장지대 DMZ 선정에 있어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은?

이곳은 조경가가 설계에 우선 참여해야 하는 가장 첫번째 공간이다. 수십 년 동안 철책 안에서 자연 그대로의 경관이 보존돼 오히려 인간이 이곳에 들어올 경우 세계적인 자연환경을 놓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먼저 고려했다.

대상지 선정 후 그간 정부의 공원조성 정책에 대한 검토가 있었다. 과거 정부에서부터 박근혜정부까지 생태평화공원조성을 위해 ‘개발론’이 대세고 최근에는 행주대교~김포대교 사이 부대 철책에 따른 생태공원 조성이 사회이슈로 대두된다. ‘표(Vote)’를 얻기 위한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조경가가 배제되어 있는 공간 조성이고 환경을 우선으로 보존하는 세계적인 트렌드에도 모순된 설계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만약 통일 이후에 DMZ 구역에서도 개발론이 대두된다면 세계적인 오피니언과도 반대된다는 모순점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싶었다. 무엇보다 공간이라는 특수성을 촬용해 조경가가 가장 우선 참여해야 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했다.

▲ 최우수상은 ‘넘어가는길’ (왼쪽 첫 번째부터) 청주대 환경조경학과 윤병두, 금성철, 최대운 학생에게 돌아갔다.

철책을 자연과 인간을 구분하는 ‘경계’ 요소로 활용했는데 그 이유는?

철책이 주는 상징성 때문이다. 철책은 남북한의 경계를 상징하기도 하지만 인간과 자연의 공간이라는 점도 특이하다. 인간의 간섭을 막고 생물들 이동을 방해하던 공간을 열어줄 필요가 있었다. 이를 통해 ‘남-북’ 간 생태교류가 이어질 수 있도록 했다.

더욱이 DMZ 공간을 사이에 놓고 남북한 주민들이 서로 바라보고만 있는 상황이다. 공간이 주어지는 폐쇄적인 특수성 때문에 직접적인 교류나 소통은 어려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 설계 공간에 남북한 주민 간 교류를 억지로 집어넣는다면 현실적으로 적합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직접적인 다리나 교각을 넣지 않았고 생태적인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려고 했다. 이 공간이 개발에 있어 충분히 메리트가 있기 때문에 인간과 자연 서로가 어느정도의 양보를 직접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철책이었다.

아쉬웠던 부분이나 하고싶은 말은?

공모전을 통해 공간을 이해하고 완성하기 위한 노력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아직 DMZ구역의 지도가 체계화 되지 않고 모자이크 처리화 된 공간도 많아서 공간을 어떻게 이어나갈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특히 북한이 공개하고 있지 않은 정보들을 상상력으로 풀어내는 부분에서 공간 프로그램을 짜는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조경이 가져다 주는 매력은 ‘시간에 따른 변화’라고 생각한다. 건축물처럼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날씨나 상황에 따라서 변할 수 있기 때문에 형태주의적인 설계를 벗어나 가변적인 설계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꼭 1등을 해서가 아니라, 조경적인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설계에 앞으로 더 관심을 갖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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