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4월 5일 첫 신문을 발행했던 주간 한국조경신문이 창간 8돌을 맞았습니다.

그 세월동안 많은 좌절과 변화·발전이 있었습니다. 조경산업의 규모와 위상을 볼 때 한국조경신문의 역할은 아직도 부족하며, 그렇기에 더 많은 분발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외부적 환경변화는 더욱 커서 종이신문의 체질 개선을 강도 높게 압박해오고 있는 현실입니다.

‘종이신문 위기’에 신문사들 초비상
창간 8주년 특집신문을 내는 4월 7일은 ‘제60회 신문의 날’이기도 합니다. 어느 언론 전문지는 ‘“언제 망할까”를 말하는 오늘은 신문의 날’이라는 기사를 내보내며 작금 종이신문의 운명을 고스란히 웅변하고 있습니다. 멀리 가지 않더라도 불과 몇 년 전까지 출퇴근길을 북새통으로 만들었던 무가지 신문들은 지금 어디로 간 것일까요?

지난 달 26일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종이신문 발행을 중단했는데, 그날 1면에는 ‘인쇄를 멈추다(STOP PRESS)’만이 적혀 있었을 뿐입니다. 스마트폰 대중화에 따른 급격한 트렌드 변화로 인해 종이신문의 운명은 그 어떤 산업보다도 빠르게 종말로 치닫는 분위기입니다.

지하철 무료신문들이 갑자기 나타났다 순식간에 사라졌고, 이미 뉴스위크를 비롯해서 디 어니언, 라 트리뷘 등 세계 유력매체들이 종이신문 발행을 중단하고 속속 인터넷신문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것도 그 반증 가운데 하나입니다.

‘한국조경신문’은 어디로 갈래?
조경산업도 경기불황으로 인해 만나는 사람마다 이구동성 어렵다고 하시는데, 종종 “요새는 한국조경신문이 제일 잘 나가는 것 같애”라는 말씀을 듣게 됩니다. 한국조경신문 또한 ‘종이신문 위기’라는 메가 트렌드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에 ‘치열하게 고민하고 도전하고 혁신하는 모습’을 보면서 주마가편 해 주시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조경신문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촉각을 세우며 생존지대 개척과 경쟁력 강화에 온 힘을 기울이는 중입니다. 그나마 창간 때부터 지금까지 변화에 능동적이었고 창의적인 해법으로 대처해 왔다는 점은 우리의 체질을 이 시대에 적응하도록 단련시켜 왔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도 한국조경신문이 오늘의 모습으로 성장하게 될 거라 예상하지 못한 것처럼 처음부터 주어진 포지션은 ‘모험가’였습니다. 모두가 어렵다고 하는 환경은 또 다른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위기와 기회’에 뜨거운 열정으로
조경분야 전문지로 활동해 오면서 미숙했던 과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국조경신문의 역할이 가치 있게 빛났던 때가 언제였을까 떠올려본다면 주로 ‘새로운 기회’가 주어졌을 때인 것 같습니다.

종이신문을 통해서만 전달할 수 있었던 한계를 새로운 방법으로 소통하고 표현할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하면서, 아낌없이 활동하는 것이 그런 기회를 준 것에 대한 보답의 길이라 여겨왔습니다. 작지만 성공비결이라면, 주어진 환경을 명확히 파악하고 우리 재능을 냉철하게 따져보면서 창의적인 방법으로 풀어낸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열악한 환경 탓하지 않고, 가진 재능이 부족하면 날밤을 세워 충당했고, 최대 효과 낼 수 있는 가성비 높은 솔루션 만드는 일에 전념했던 것입니다.

그동안 새로운 기회는 조경 내부에서보다 그 바깥에서 오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8년의 세월은 이제 도전의 결실들을 좀 더 멋스럽고 훌륭한 품질로 내놓을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그것이 도약을 향한 최대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의 미션을 ‘명품 미디어’로 가는 길이라고 정했습니다.

조경 뉴스를 대중콘텐츠로 전하는 일
‘도전정신’이야말로 지난 8년을 압축할 수 있는 단어라 할 수 있겠지요. 무엇보다 독자들의 따뜻한 사랑이 있었기에 오늘을 기념할 수 있게 됐으므로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감히 장담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종이신문 위기’ 시대를 통과하면서 한국조경신문이 목표하는 지점은 대중매체로 탈바꿈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국조경신문을 조경하는 사람들만 보는 게 아니라 애호가를 비롯해서 일반인들도 구독할 수 있게끔 변신하는 것이 주어진 시대적 역할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더 매력적인 콘텐츠를 생산해야 하고, 경쟁력 있는 발간-배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머지않은 미래에 사람들의 삶이 조경을 중심으로 한 ‘녹색생활-Green Life’로 바뀔 수 있을까요? 당연스럽게 도래하지는 않을 겁니다. 누군가 어떤 매개체를 통해서 문화의 흐름을 변화시키려는 노력이 있어야 하며, 한국조경신문은 그 길이 열릴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갈 계획입니다.

조경의 내일 도모하기 위해 나설 것
(주)한국조경신문이 발행하는 ‘월간가드닝’은 다음 달이면 창간 3돌을 맞이합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왜 조경으로부터 정원을 분리해서 잡지를 내려고 하느냐, 틀림없이 망할 것이라는 우려를 해주셨습니다. 조경을 하지도 않는 수많은 분들이 구독해주시고 만날 때마다 선뜻 애독자라며 인사 건네주시는 모습을 마주하면서 우리가 가야 할 길이 무엇인지 발견하게 됐습니다.

산업혁명, 정보혁명, 제3, 제4의 물결이 엄청난 속도로 밀려오고 있는 가운데 몇십 년 전의 것이 온전히 남아있으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한국조경신문은 우리 산업군 가운데서 가장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미디어시장 한복판에서 조경을 기반으로 한 ‘생존지대’를 개척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것은 비단 한국조경신문만의 과제가 결코 아니며, 조경산업이 미래 시장에서 더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를 판단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창간 8주년에 맞이한 이 ‘새로운 기회’가 조경산업의 내일을 도모할 수 있도록, 그것이 보답이라 여기며 더욱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대헌 (발행인·(주)한국조경신문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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