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9일부터 30일까지 광주 동구 동명동에 있는 ‘스토아어바나(컨테이너 카페)’에서는 아주 특별한 전시회가 열렸다. ‘조경가 네 명의 조경이야기’를 담은 ‘조경모색(造景摸索)’이라는 행사였다. 이번 전시회는 이상기 조경설계사무소 온 소장, 이대영 조경설계사무소 스튜디오 엘 소장, 장재삼 지드앤파트너스 소장, 이진형 조경설계 서안 부소장의 드로잉 작품을이 전시했으며 서로의 작업 방식, 가치, 생각들을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했다. 이에 장재삼 지드앤파트너스 소장을 만나 전시 관련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조경모색 기획 배경은?

기획을 계획적으로 한 것은 아니다. 평소 네 사람이 서로의 작품을 공유하고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했다. 서로 다른 작품의 세계를 보고 있으면 또 다른 영감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이처럼 서로 조경이야기를 나누다가 우발적으로 조경모색 전시회를 한번 해보자는 의견이 나왔다.

이를 확정시킨 계기는 이대영 소장과 이상기 소장이 참여한 드로잉전에 초대 받은 후였다. 전시회 뒷풀이에서 ‘조경모색’ 전시회를 하면 좋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에 네 명은 전시회 장소를 모색하고 구체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각자 개인들의 작품을 모으기 시작했으며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 이번 전시회를 추진했다.

전시 주제는 무엇인지?

일단 우리들은 전시회 주제에 ‘모색’이라는 단어를 포함시킬 정도로 조경에 대해 실마리를 찾고 싶다는 의지가 강했다. 그래서 그동안 평소에 간직하고 있던 오랜 생각을 표현한 글 및 문구, 스케치 그림, 다양한 도면들을 선보이기로 마음 먹었다.

이번 전시회는 네 가지 주제인 글, 그림, 작업, 이야기로 구성했다. ‘글’의 경우 조경가 네 명이 각자 여행을 하면서 느낀점과 그 곳 도심의 조경들을 글로 표현한 공간을 메모지 등을 활용해 전시했으며 ‘그림’의 경우 조경 및 관련 낙서 등 소소한 스케치들을 모아 흥미을 유발시켰다. 뿐만 아니라 도면을 이용해 꾸민 ‘작업’공간 그리고 사람들과 다양한 조경이야기를 나누는 ‘토크쇼’로 이루어 졌다.

전시 공간은 어떤 곳?

전시장은 광주 동명동 스토아어바나 컨테이너 카페다. 이 곳은 갤러리 겸 카페로 이용되고 있는 곳이다. 이 곳 카페를 사전 답사하기 전에는 실내공간에서 전시를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중정공간을 보고 이곳을 활용해 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실외 전시로 바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중앙의 잔디마당과 회랑 그리고 열린 컨테이너박스가 우리 네 사람의 각각 다른 개성을 표현하기에 알맞은 장소라고 생각했다.

광주에서 전시회를 연 이유는?

크게 특별한 점은 없다. 다만 서울에서는 조경 관련 전시뿐만 아니라 문화, 연극 등 다양한 전시회가 펼쳐지고 있다.

하지만 서울 외 지역에서는 조경관련 포함, 상대적으로 관련 전시회가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이번기회에 선도적으로 우리가 광주에서 전시회를 열어 서울 외 지역에서도 조경의 붐을 일으키고 활성화 시키자는 취지로 진행하게 됐다.

또한 지역 조경 관련 학과 학생들 및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을 하고 싶어 진행하게 됐다.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전시회의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면서 각자의 방향성을 이야기하는 시간이 있었다. 평소의 장난기 가득한 모습들은 온데간데 없이 사리지고 각자의 작품설명과 기획들에 대해 너무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들이 떠오른다. 이 같은 모습에 서로가 놀란 듯, 나중에는 박장대소했다.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앞서 말했듯이 이번 광주에서 열린 전시회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져왔다고 생각된다. 이에 우리를 모티브로 삼아 또 다른 조경모색가들이 생겨났으면 하는 바람이고 또 그렇게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현재 다양한 색깔을 가진 많은 조경가들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스스로를 드러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이에 이들에 대한 정신적인 지원과 우리가 했던 전시의 노하우를 알려주고 싶다. 조경모색은 이런 의미에서 확장의 여지가 많다고 생각된다.

하고 싶은 말은?

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여러 계기 중 하나는 조경설계를 공부하고 있거나 처음 시작한 학생들이라고 말하고 싶다.

앞으로 후배들에게 무엇을 해 주어야 할지는 선배들의 몫인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전시회 메시지도 충고가 아닌 소통을 강조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번 전시회가 후배 조경인들에게 길라잡이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앞서 언급했지만 다양한 색깔을 가진 많은 조경가들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스스로를 드러냈으면 좋겠다.

저작권자 © Landscape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