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용 지음/260쪽/1만8000원/2016년 10월 10일 펴냄/도서출판 그물코

거트루드 지킬의 정원을 소개하는 ‘지킬의 정원으로 초대합니다’가 최근 출간됐다. 지금까지 지킬에 대한 이렇다 국내 저작물이 없던 차에 반가운 책이다.

사진가, 공예가, 작가이자 정원설계가로 두루 영역을 넓힌 거트루드 지킬은 정원설계로 명성을 떨쳤지만 정작 스스로는 정원일에 즐거움을 찾는 아마추어였다. 식물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 완성도 있는 정원설계로 승화됐고, 이것이 100년도 더 지났지만 아직까지 온 세계 정원애호가들이 지킬의 정원을 사랑하는 이유일 지도 모르겠다.

영국에서 태어난 정원설계가인 지킬은 정원설계, 식물육종, 시공 등 정원이 산업화되기 이전의 르네상스적인 인간이다. 여러 분야에서 익힌 지식의 총합에서 나온 감각과 이론을 통해 창의적인 정원으로 발전시켰다. 수목원에서 오랫동안 일하며 쌓은 실무경험과 이론을 겸비, 지금도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은이 오도와 김시용은 수목원 시절부터 고민했던 정원의 미적 요소에 대한 원동력을 지킬의 정원에서 찾고 있다.

먼저 책은 영국정원의 선구자 지킬이 어떻게 코티지가든에 매료돼 디자인하고 발전시켰는지 삶의 궤적을 따라 서술하고 있다. 일반인들뿐만 아니라 정원분야 전문가들에게도 영감을 줄 지킬의 코티지 가든 ‘먼스테드 우드’ 탐색부터, 컬러별로 정리한 꽃 정원을 비롯해 숲 정원, 과수 정원, 장미 정원, 물의 정원, 암석 정원, 겨울 정원 등 정원을 디자인별로 설명함으로써 정원설계지침서 구실에 충실하고자 했다. 또한 지킬이 설계하고 만든 정원인 헤스터쿰 정원, 반 정원을 소개하면서 각 정원의 풍경과 식물을 사진과 함께 상세히 해설, 수록했다.

끝으로 지킬의 정원작품에 영향 받은 시싱허스트 정원, 히드콧 정원, 틴틴훌 정원, 위슬리 정원 등을 안내하면서 영국정원에 남아있는 지킬의 발자국을 되짚고 있다.

지은이 소개

오도 :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와 일본 게이센여자원예대학 졸업 후 여미지식물원과 천리포수목원에서 일했다. 유기농업을 하는 부모 밑에서 호된 농사일에 지쳐 떠났다가 정원의 아름다움을 농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다. 풀무학교 전공부에서 농업 교사로 일하며 농사와 정원 가꾸는 삶을 살고 있다. ‘텃밭정원 가이드북’, ‘씨앗 받는 농사 매뉴얼’을 썼다.

김시용 : 목포대 조경학과를 졸업 후 천리포수목원에서 10년 동안 일했다. 천리포수목원에 있는 동안 영국 힐러 정원과 영국왕립원예협회 위슬리 디플로마 교육 연수를 받았다. 지역을 아름다운 식물원으로 가꾸겠다는 희망으로 원예조합 ‘가꿈’을 만들었고, 학생들과 마을 사람들에게 원예 강의와 생태수업을 하는 마을 교사로 일하고 있다. 가족과 함께 집 앞에 있는 100여 평에 채소, 풀, 나무를 가꾸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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