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라산 반야봉 집단고사지 전경 <사진제공 국립공원관리공단>

구상나무는 어떻게 죽을까?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봄철 수분 공급과 태풍이 구상나무의 생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5일 밝혔다.

구상나무는 기후변화 영향으로 개체군이 축소돼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위기종(Endangered)으로 등재한 우리나라 고유종이다. 온 세계에서 한국전나무(Korean Fir)로 불리며 크리스마스트리로 각광 받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소속 국립공원연구원은 죽은 구상나무의 나이테 정보와 기상청 자료를 비교 분석해 겨울철 뿌리 보온과 봄철의 수분환경이 구상나무 죽음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국립공원연구원은 나이테 산소동위원소 분석기법을 도입해 2015년부터 2년간 국내에서 처음으로 약 150년(1864~2015년) 동안 살았던 구상나무 82그루의 나이테를 분석, 이들 나무가 살아온 과정을 추적했다. 연구 결과, 구상나무는 태풍 등 급격한 기상 변화로 단시간에 죽거나 겨울철 이상 고온 등으로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말라 죽는 등 크게 2가지 형태로 죽는 것으로 밝혀졌다.

겨울철 눈은 구상나무의 뿌리가 얼지 않도록 보온 역할을 하며, 봄철에 천천히 녹으면서 수분 공급도 한다. 생육을 시작하는 봄철 강수량은 나무뿌리의 활성화 정도를 결정한다. 겨울철에 눈이 적게 내리거나 기온이 높아져 눈이 빨리 녹고 봄철에 가뭄이 심할 경우, 극심한 물 부족 현상을 겪게 되는데 이러한 현상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서서히 말라 죽는 것으로 드러났다.

나공주 국립공원연구원장은 “현재까지 얻은 성과를 바탕으로 대표적인 구상나무 집단고사 지역인 지리산 반야봉 일대의 고사목 100그루에 대한 추가 정밀분석에 착수할 것”이라며 “적설 환경과 수분공급에 대한 관계를 보다 면밀하게 파악하기 위해 나이테의 고해상도 영상을 수집하고 미세한 기상 관측 정보 시스템을 확대해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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