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강대 한국조경수협회 신임회장

취임하게 된 소감 한 말씀?
올해가 조경수협회 창립 50주년 되는 해다. 여러모로 부족한 점이 많은데도 뜻 깊은 시기에 중책까지 맡게 돼 어깨가 무겁다. 개인적으로는 협회 활동 25년 중에서 지회장 12년, 부회장을 4년 했다. 무엇보다 회원들의 권익신장과 상호친목을 위해 노력할 것이고, 조경수 생산자들의 삶이 더욱 윤택해질 수 있도록 일익을 하고 싶다. 향후 50년의 미래를 위한 ‘조경수협회 백년지대계’를 만들어서 도약하는 원년이 되도록 힘쓰겠다.

‘50살’이면, 산림청과 동갑인가?
그렇다. 산림청이 1967년 1월에 개청했고, 우리는 한국관상수협회로 10월 창립해서 그해 12월 인가를 받았다. 조경단체 가운데서는 가장 오랜 역사를 가졌다. 올해 50주년 기념사업으로는 책자 발간, 기념포럼 등을 구상 중인데 현실적인 예산이 마련돼 있지 않아서 계속 고민 중이다.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곧 ‘조경총연합’에 합류하는가?
우리 영역을 구축하지 못한 채 그동안 이구동성의 모습만 보여 왔던 게 아닌지 아쉬움이 컸다. 당연히 그런 한계를 극복하려면 조경단체들이 모두 함께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얼마 전에 이사회를 열고 그 필요성을 전달해서 가입하기로 확정했다. ‘조경단체총연합’을 통해서 우리 협회도 역할을 맡아서 해나갈 것이다.

조경수협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은?
우선 회원 수가 점점 감소하고 있어서 걱정이다. 원인을 분석하면 경기침체가 가장 크다. 회원들의 사업도 부진해 지면서 감소 원인이 되는 것 같다. 또한 협회 추천 방식으로 추진해 왔던 관정 개발, 컨테이너 재배 등 산림소득 지원사업이 진행돼 왔는데, 그 기능이 상실됐다. 이런 혜택마저 줄어드니까 협회 가입 명분도 떨어진다. 정부 지원사업의 부활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회원들에게 어떤 지원이 필요한가?
우선 조경수 재배장비의 현대화, 기계화가 시급하다. 요새 어딜 가도 인건비와 장비대는 계속 오르는데 조경수 가격은 계속 그 자리다. 그래서 산림청에도 장비 현대화를 위한 지원 요청을 하는 중이다. 예를 들자면 동력 전정기 구입지원 사업이 그것이다. 조경수도 과수처럼 전정이 필요하며, 수동가위가 아니라 동력가위를 활용하면 몇 배의 능률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각 농장마다 토양 산성화가 많이 진행됐는데 생산성 향상을 위해 토양개량사업을 확대해주면 좋겠다.

재임 중 예상되는 가장 어려운 점은?
우선 협회 재정자립도가 열약한 부분이다. 최근 들어서 매년 예산 규모를 2000~3000만 원씩 감축해 편성 중이다. 물가는 인상 되고 있지만, 자립도는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어떻게 하면 협회 재정자립도를 높일 수 있을 지에 대해서 고민이 많다. 자구책으로는 협회가 공식적으로 자재 유통 사업을 시작했다. 조경수 생산자에게 더 저렴하게 공급하기 위해서 가격과 마진을 낮췄다. 이 사업이 활성화 된다면 협회 자립 기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조경수 유통 개선에 대한 구상은?
우리 회원사들의 주력 생산품인 우수한 조경수들이 대규모 공사현장에 납품될 수 있도록 협회가 더욱 힘쓸 계획이다. 이미 서울지역과 국립백두대간수목원 등에도 납품을 했는데, 앞으로도 협회가 나서서 중개 마진을 최소화 하고 생산자-소비자가 윈윈하는 교량 역할을 해 나갈 것이다.

‘조경수 평가사업’ 운영 계획은?
조경수 가격감정 업무 영역도 키워나가야 한다고 본다. 협회가 감정 가능한 전문인력을 양성해서, 외부기관에 의뢰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운영하는 것이다. 작년에 8명을 양성했고, 올해도 그 정도 배출해서 전국 각 지회 또는 인접지역 등 고르게 배치할 계획이다. 조경수 가격기준이 없어서 생산자들이 손해를 입지 않도록 협회가 나서서 합리적인 기준으로 공신력 있게 추진해 나가겠다.

올해 조경수 가격이 인상 폭은 어떤가?
이미 조경신문에 보도된 것처럼 ‘0.1%’ 인상으로 고시돼 많이 아쉽다. 조달청 조경수가격 심의위원회에도 참석해서 노력해 왔지만, 결국 가격은 시장논리에 맡길 수밖에 없다. 수요가 급감하니까 가격도 하락하는 것이다. 최근의 경기침체 국면에서도 인건비, 장비대, 자재비는 계속 상승하고 있는데, 조경수 가격만 뒷걸음하고 있다. 이러면 줄도산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생산기반이 무너지면 다시 회복하는 데에는 훨씬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런 여건을 감안한다면 장기적인 측면에서 조경수 가격을 전망해야 하고, 그래야 생산자들이 믿고 생산할 수 있다.

무궁화 가격 세분화 등 성과는 있었는데…
그렇다. 무궁화가 처음으로 실생, 접목, 삽목 등의 구분이 됐고, 금목서와 은목서의 경우도 조형 수종이 조달청 가격기준에 신설됐다. 작년에 신품종 36종이 신설된 데 이어서 값진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아쉬운 것은 제 값이 반영되지 않고 너무 낮게 책정됐다는 점이다. 해외에서는 조경수 가격이 더욱 세분화돼 있다. 다툼의 여지를 주지 않으려는 배경에서다.

조경인 ‘이강대’ 개인의 꿈은?
조경사업을 통해 경제적으로는 쉽지 않았지만, 부족한 대로 오늘에 만족한다. 사명감 가지고 해왔고 나름 보람을 느끼는 부분도 있다. 장기적인 사업을 혼자 이뤄내기는 어렵다. 알뜰하게 내조해준 가족이 있어서 가능했기에 고맙게 생각한다. 경기가 어려워도 잘 극복하고 업계에 전반적으로 도움 되는 것이 큰 보람이다. 꿈이 실현되도록 노력 중이다.

조경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업계 현실 속에서, 해가 갈수록 어렵다 하는데 누군가는 해야 하는데 해오던 사람이 계속해야 하지 않겠나 싶다. 불경기는 일시적인 것이다. 유기적이다. 때를 기다리면 준비하는 사람에게 기회는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조경수 생산농가가 살아나기 위한 방안을 명쾌하게 답변할 수 있다면 고민이 없을 것이다. 양보다 질적인 생산이 돼야 한다. 노는 땅에 그냥 나무를 심던 옛날 방식은 도태되기 마련이다. 이제는 질로 승부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신품종도 개발하고 요즘은 칼라의 시대다. 지속적으로 생산해 나가야 한다. 작년 조달청에 신품종도 36종이나 등록시켰다. 이에 호응해서 신품종을 적극 생산하려는 도전정신도 필요하다. 협회는 생산기술포럼, 조경수생산기술교육을 연 2회 진행한다. 조경수 생산기술을 집중적으로 교육해서 회원들에게 밥을 떠먹여주는 것이 아니라, 직접 고기 잡는 법을 공유해 가도록 할 것이다. 

<대담 : 발행인 정대헌, 정리 : 박흥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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