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조경을 총괄하는 부서가 통폐합된 지 1년 만에 도시경관단으로 부활했다. 도시경관단 신설과 함께 이강문 처장(1급)이 초대단장으로 임명됐다. 이강문 단장은 “조직 신설에 만족하지만, 처 승격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아울러 장기미집행도시공원 특례사업, 장묘공원 조성 등 신사업을 통해 LH 조경의 비전을 제시하며 조경계와 소통을 강조한다. 통합발주와 본사 조직 축소라는 LH의 정책적 흐름 속에 조경의 분리발주와 처 승격이라는 큰 숙제를 안고 출발하는 이강문 LH 도시경관단장을 만나 보았다.

▲ LH 이강문 단장   사진=박흥배 기자

초대 도시경관단장으로서 소감?
도시경관단이 부활한 것은 매우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능력은 부족하지만 첫 마음을 잃지 않고 시대적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가겠다. 해야 할 일과 풀어야 할 숙제가 있어서 조금은 걱정도 된다. 앞으로 도시경관단이 성장할 수 있도록 조경계의 관심 부탁하며 LH와 조경계가 상생 협력할 방안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

도시경관단을 소개한다면?
도시경관단은 LH 조경전반에 걸쳐 부서 간 이견조율, 협업 등 네트워크 코어 기능을 수행하는 LH조경의 총괄부서다. 특히, 국내 조경공사 총 발주물량의 약 40%, 공공부문 발주물량의 약 60%에 이른다. 현재, 도시경관부와 공간환경부에 총 13명이 근무하고 있지만, 앞으로 경관심의와 새로운 사업을 담당할 부서를 신설하여 처 승격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LH 본사 조직을 1900명에서 1600명 정도로 축소할 계획인데, 부처 간 통폐합을 통해 본사 조직은 슬림화하고 나머지 인력은 지역본부로 보낼 계획이다. 때문에 처 승격 시도가 쉽지 않겠지만, 새로운 사업영역 창출을 통해 도전하고자 한다.

LH 조경직 현황은?
LH의 조직은 도시환경본부, 공동주택본부 등 사업 부문별로 구분되어 있는데, 조경직은 도시환경본부에 도시경관단이 있고, 공동주택본부엔 조경설계부가 있다. 나머지 본부별로 조경직이 근무하고 있다. 현재 조경직은 도시경관단 13명을 포함해 본사 44명, 지역본부 111명, 교육 및 파견 16명으로 총 171명이다. 올해 신입사원은 3월에 채용 예정이며 조경직도 포함된다.

초대 단장으로서 꼭 추진하고 싶은 사업은?
장기미집행 도시공원의 첫 특례사업 참여와 장묘공원 조성 등 신사업 분야 진출을 모색하고, 조직적으로 경관심의 전담부와 지역본부 조경전담부서 신설 등 조직 확대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자 한다.

민간공원사업에 LH도 참여할 수 있나?
민간공원추진자의 범위는 정부와 지자체만을 제외하기 때문에 LH도 민간사업자에 포함된다. 몇 년 전 수원시에게서 민간공원 사업 참여를 제안받았다. 내부적으로 사업성 검토를 하다가 포기했고, 최근엔 평택 등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장기미집행도시공원 특례사업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민간공원 사업 활성화 방안은?
민간공원 사업 때 수익시설 부지 30%를 확보하는 게 쉽지 않다. 부지 곳곳에 보존구역이 있어 30%를 한 공간으로 확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당수 민간공원은 수익성에 한계를 갖고 있다. 또한 현행법에서는 인허가가 무척 힘들다. 보통 개발사업의 인허가는 의제처리가 되는데, 민간공원은 독립법으로 적용받다 보니 의제처리가 되지 않는다. 각각 해야 하는 애로사항이 있다. 이 부분에 대한 법적인 문제가 해결돼야 민간공원 사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본다.

올해 발주계획은?
올해 LH는 총 121건 5602억 원 규모의 조경공사를 발주할 계획으로 동탄신도시 등 단지분야에서 25건 3597억 원, 행복주택 등 주택 분야에서 96건 2005억 원의 조경공사를 발주할 계획이다. 단지분야 조경설계는 현상설계공모 4건을 포함해 총 12건에 74억 8000만 원을 발주할 계획이다.

조경계와 소통계획은?
올해에는 LH형 작가정원의 도입과 젊은 조경가 현상공모 등 조경계와 협업을 강화하고자 한다. 또한 대한환경조경단체총연합이 창립하는데, LH를 비롯해 6개 공공기관으로 구성된 ‘공공기관조경협의회’도 참여할 계획이다. 개인적으로도 조경계가 어려운 파고를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미력이나마 함께하도록 하겠다.

 LH형 작가정원에 대해 설명해 달라.
LH가 조성하는 공원 안에 작가정원을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동탄2신도시에 한국조경사회와 MOU를 맺고 작가정원을 조성하는 계획도 같은 맥락이다. 우선 ‘코리아가든쇼’ 출품작을 작가정원에 도입하고자 한다. 코리아가든쇼도 전시작품의 활용방안을 고민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상생차원에서 서로 윈윈하는 전략이 될 것이다. 작품수와 방법 등 세부적인 사항은 한국조경신문과 논의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LH 자체적으로 공모를 추진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공원 조성 시기와 적절한 장소 등이 맞아 떨어져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필요하긴 하다.

조경단체총연합에게 바라는 바는?
다양한 공종으로 구성된 조경은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주계약자공동도급방식에 대해 조경계의 통일된 의견이 전달되지 못한 것도 그렇다. 그런 관점에서 총연합의 가장 큰 임무는 조경분야의 상충하는 의견을 내부적으로 조율하고, 외부적으로는 한목소리를 내도록 하는 것이다. 아울러 융복합 시대를 맞아 조경계도 그에 맞게 변해야 한다. 세분화된 조경분야 단체로는 융복합 시대를 헤쳐 나갈 수 없다. 이 부분도 총연합에서 고민해 주길 바란다.

주계약자공동도급이나 리츠사업은 결국 LH가 통합발주를 하겠다는 계획 아닌가?
LH는 관리도 쉽고 비용절감 효과가 있는 통합발주를 선호하고 있으며, 앞으로 통합발주 기조는 더 확대될 것으로 본다. 주계약자공동도급의 경우도 LH에서 통합발주로 추진하려던 사업을 우리(조경직)가 분리발주 방식을 유지하기 위해 막아낸 차선책이다. 물론 분리발주로 나갔으면 좋았겠지만, 회사가 지향하는 기조를 거스르기엔 우리의 힘이 부족하다. 작년에 주계약자공동도급으로 조경은 2건이 발주됐는데, 올해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점차 확대한다는 게 LH의 방침이다. 대세는 통합발주로 움직이고 있지만 조경을 지키기 위한 LH 내부적인 노력은 계속할 것이며, 조경계도 하나 된 힘으로 도와주길 바란다.

기후온난화 등으로 하자율이 높다. 하자 감축 방안이 있다면?
최근 급변하는 이상기후 현상의 증가와 식재기반 열악으로 하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따라서 LH의 통합건설기술정보시스템(COTIS)을 분석하여 단계별 하자원인을 파악하고, 식재기반의 개선에서부터 유지관리 매뉴얼까지 제도, 계획, 설계, 시공, 입주, 유지관리 등 ‘사업단계별 하자제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오는 5월에 열리는 공공기관조경협의회세미나 주제도 ‘하자’로 정했다. 세미나에서 나오는 각 기관의 사례들을 검토해 하자제로방안에 반영하려고 한다.

식재 하자의 원인과 대책은?
토심과 배수 그리고 토양 등의 문제가 크다. 지난해 우리의 요구로 LH 현장 내 토심이 조금 높여졌다. 그럼에도 여전히 부족하다는 생각이며, 추가적인 토심 확보를 요구하려고 한다. 다만 토심 확보는 우리의 결정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토심 10cm를 높이기 위해서는 터파기를 그만큼 더 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 증가로 연결된다. 때문에 토목 등 다른 부서와 협업이 필요한 사항이어서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하자를 줄이려는 방안으로 추가적인 토심확보의 필요성을 요구할 것이다. 토양의 경우는 유입 때 적정성 검사를 강화할 계획이다.

위기에 처한 조경분야, 극복방안이 있다면?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대규모 개발 중단과 도심재생 등 건설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개발수요가 급격히 줄어든 상황이다. 이제 조경분야도 경계를 넘어 분야간 융·복합으로 발전해 나가는 기술혁신을 통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야 한다. 또한 제4차 산업혁명에 따른 스마트 도시, 스마트파크 조성, 고령화시대에 대비한 생애 주기별 녹색복지 서비스 등을 대한 준비 해야 한다.

▲ LH 이강문 단장 사진=박흥배 기자

 

저작권자 © Landscape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