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요섭 디자인파크개발 대표의 발언은 언제나 그렇듯 단순 명료하면서도 깊이가 있다. 근황이 어떠냐는 물음에 “재미가 없다. 다들 불경기로 고생하지만 업계도 힘들고 우리도 예외가 아니라 재미가 없다”고 무심히 말하는 김 회장의 모습에서 안쓰러움이 느껴질 정도다.

경기가 좋지 않은 것도 문제이지만 조경산업계 전체가 힘든 시점에 놓인 상태라 활력을 갖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경제인의 힘은 역시 사업 구상과 비전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아무리 경기가 좋지 않고 시장의 흐름이 힘겨워도 어차피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게 CEO의 몫인 만큼 그에 따른 묘책과 비전이 무엇인지 들어보았다.

▲ 김요섭 (주)디자인파크개발 대표 <사진 박흥배 기자>

시선의 관점을 바꾸다

김요섭 대표의 올해 기업 비전의 키워드는 바로 ‘B2C’다. 소비자를 직접 찾아 나선다는 것이다. B2B를 추구해 왔던 기존의 노선을 벗어나기 때문에 때로는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이지만 나름의 방안과 그에 따른 제품 라인업을 완성했다.

“지난 2015년부터 우리는 조금씩 B2C 시장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러다 실질적으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나름의 상품군도 준비했다. 대중에게 선보이는 핵심 브랜드는 캠포레스트가 되며, 그 안에 모던이글루와 스윙벤치, 메쉬벤치 등을 편입시켰다. 영업 환경을 극복하는 취지이자 제품에 대한 자신감도 생겼기에 전면에 나서는 것이다.”

김대표는 캠포레스트 브랜드를 아웃도어 시장에 새바람을 일으킬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기존에 찾기 힘든 모듈 하우스 방식이기에 독창적이고 획기적인 디자인의 모던이글루는 마치 화성탐사를 위해 완성된 베이스캠프가 생각날 정도로 미래지향적이다.

스윙벤치와 메쉬벤치 또한 아이디어가 대단히 훌륭하다. 단순히 발을 올려놓는 것만으로도 흔들리는 스윙벤치는 가히 놀랍다는 탄성만 나올 정도로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우리는 숟가락 하나 더 놓는 것은 싫다. 창의적으로 선도하는 것을 좋아한다. 스윙벤치가 하늘에서 떨어진 것도 아니다. 벤치에 대한 시선의 관점을 다르게 보자고 주문했다. 일종의 재해석을 해 보자는 취지에서였다. 평벤치, 등벤치 등에 너무 익숙해 있다. 기능과 소재 등 다시 한 번 뒤집어 보고, 벤치에 관련해서 리셋해 보자는 것이다.”

김대표의 집념과 구상은 직원들에게 전달되었고, 직원들과 함께 오랜 연구 끝에 디자인파크개발의 벤치는 세상에 나왔고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독창적인 제품으로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선도’ 속에는 ‘경쟁력’이 있다

디자인파크개발의 대표되는 제품으로는 역시 운동기구에 있다. 국내에 처음 도입하고 보급하면서 새로운 발자취를 남긴 역사도 있지만 꾸준한 제품 개발과 사후관리로 그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다 지난해부터는 물놀이시설로 점차 전이되고 있는 과정에 있다. 제품에 대한 확신과 기술력이 인정받으면서 운동기구와 함께 뉴 트로이카를 형성해 나가고 있는 양상이다.

“운동기구는 국내에 처음 도입한 이후 약 10년 동안 15개 업체가 진입했는데, 그 이후부터 기하급수적으로 늘더니 불과 몇 년 사이에 150여개 업체로 불어났고 지금은 경쟁이 심할 정도로 포화상태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물놀이시설은 우리가 지난 2007년 성남시 자연근린공원에 처음 선보였을 때 저항도 심했고, 새로운 문화 트렌드의 시발점이 되면서 많은 업체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하지만 우리는 처음부터 대형워터파크에서 시작하면서 누구도 쉽게 전근하지 못하는 기술적인 노하우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경쟁력은 갖추고 있다.”

▲ 김요섭 회장 <사진 박흥배 기자>

김요섭 대표의 자신감은 작지만 날카롭게 빛나는 눈빛에서 읽을 수 있다. ‘즐기고 있다’라는 느낌이 전달된다. 특히 “운동기구를 우리가 처음 국내에 신호탄을 올린 후 많은 후발 업체들이 우리 회사를 타깃팅을 해서 확산되었는데... 지금 상태가 그 때의 느낌이다”라는 김회장의 말 속에서 앞서가는 선도 경영자의 여유와 자신감이 한껏 묻어난다.

선행되어야 하는 것들

실내 헬스기기에는 각종 IT장비들이 접목되면서 체지방 감량이나 운동량 등 체크기능들이 점차 첨단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실외운동기구도 1세대에서 2세대(자가발전기능)를 넘어 3세대로 전환되어야 하는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는 보도들이 등장하고 있다.

더욱이 현재 국내 야외 운동기구 시장은 김회장의 말처럼 포화상태를 나타내고 있는 만큼 새로운 제품의 등장은 시장의 판도까지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시점이 되고 있다.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화 또는 데이터화가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 우리의 현재 위치는 운동기구에서 끝난다. 디지털화, 데이터화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시도는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대의 흐름이 그렇다는 데는 인식을 같이 한다.”

김대표는 4차 산업혁명은 중소기업에게 있어 매우 힘겨운 무게의 짐을 얹는 것이라 보고 있다. 더욱이 조경산업계의 행보는 IT산업과는 달리 빠름의 효과라기보다는 느림의 미학에서 찾는 힐링이 대세로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기존 제품들은 단순 운동기구로 설치돼 있기 때문에 이들을 활용한 데이터 확보는 넘어야할 산이 많기만 한 일이다.

“전국에 수십 만 개의 운동기구가 깔려있다. 이것들 중에서 어느 운동기구를 선호하는 지, 사용 빈도수가 많은 지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하거나 연구된 것이 없다. 설사 기술적으로 운동기구에 센서를 단다하더라도 운동기구가 사용되지 않으면 센서 작동도 안 돼서 고장이 났구나 하고 모니터링이 가능하겠지만 현재 이런 기술도 없는 상태다. 4차 산업은 현재의 중소기업에게는 먼 얘기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우리나라는 많이 뒤처진 상태라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그의 말은 명확하게 ‘시기상조’라 답하고 있다. 다만 ‘시도는 할 것이고 그것이 시대의 흐름이라는 사실에 인식을 같이 한다’라고 말한 부분에서 ‘현재 진행형 ~ing’라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태양광을 이용해 충전도 가능한 스윙벤치 개발과 지금까지 그 어떤 기업도 선을 보인 바 없는 업그레이드된 파워폴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기 때문에 3세대 운동기구 또한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가 아닐 수 없다.

김요섭 대표는 올해 디자인파크개발의 신장률을 지난해의 두 배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희망한다’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한 현 시장구도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캠포레스트의 비약적인 발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물놀이시설과 캠포레스트 브랜드가 기대 이상의 상승세를 보인다면 충분히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침체된 국내 시장도 디자인파크개발의 인지도와 제품 경쟁력으로 돌파해 나갈 수 있을 만큼 견고하다. 국외 시장이 변수를 안고 있다. 중국의 경우 아직 공개적으로 전해진 내용은 없지만 사드배치로 계약 건이 진행될지 미지수다. 일본은 반한관계가 있기는 하지만 지난 2003년부터 이어 온 관계로 그나마 견고하다. 볼리비아 시장도 그렇고 인도 뭄바이에서 처음으로 선보일 스윙벤치에 대한 관심도 벌써부터 대단하다.

“회사가 끝까지 경쟁력을 갖고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이렇게 하는 것이 참 어려운 일이다. 회사를 계속 발전시킨다는 게. 우리 회사는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어 끝까지 경쟁력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싶다.”

디자인파크개발의 향후 완성된 기업의 내성을 김대표는 이렇게 표현했다. 그의 말처럼 디자인파크개발이 지속적으로 선도하고 우월한 경쟁력을 가진 기업과 기업인의 모습으로 조경산업계를 대표하는 히든챔피언이 되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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