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재혁 작가 <사진 박흥배 기자>

2017 코리아가든쇼 주제인 ‘토닥토닥 내 삶에 위로를 주는 정원’에서 대상을 수상한 최재혁 작가와 최고작가상의 김지영 작가, 최우수상의 정효연 작가를 만나 수상소감과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보았다. 

 

수상소감

서울정원박람회를 비롯해 경기정원문화박람회에도 참여해 봤다. 코리아가든쇼는 처음인데 주최 측에서 편하게 작업을 진행 할 수 있게 배려해 줘서 먼저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지난해까지 KnL 환경디자인스튜디오에서 일을 했는데 김용택 대표님의 아낌없는 지도에 감사의 말도 꼭 전달되었으면 좋겠다.

사실 정원 일을 약 5년 정도 했는데, 코리아가든쇼 주제가 위로를 해 주는 정원이라 내가 자연에게서 받은 느낌을 그대로 표현하고자 했다. 나는 실제로 자연에서 위로와 치유를 받았다.

이러한 느낌은 자연이 아니면 전달해 줄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때문에 이번 기회를 통해 시민들에게 간접적으로라도 체험하게 해 주고 싶었다.

코리아가든쇼가 K가든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해 왔는데 정원 안에 한국적인 정원의 느낌을 담아보고 싶었다.

이번 작품에 대해 약 70~80% 정도의 만족감을 가지고 있다. 사실 모든 정원을 조성하면서 100% 만족을 가지게 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다. 일반적으로 높게 나는 것이 70~80% 정도인 것 같다.

특히나 개인적인 역량 부족일 수도 있겠지만 이번과 같이 단기간에 만들어야 하는 경우 80% 이상 만족을 얻기란 정말 어려운 부분이 아닐 수 없는 것 같다.

지난 4월 조성할 때만 해도 4월에 피는 꽃들이 만개하면서 아름다운 꽃들을 봤다. 그러다 코리아가든쇼가 끝나갈 무렵 4월의 꽃들이 지고 난 후 새로운 5월의 꽃들이 피어나 색과 향기를 뿜어내며 자연스럽게 채워가는 것을 봤다.

부족하다 생각되었던 부분들을 자연이 채워주었다. 짧은 시간과 작은 공간에서도 자연은 순리를 잊지 않고 찾아 준 것이다. 자연의 변화를 보는 즐거움은 매우 유익했다.

17일이라는 제한적인 시간을 두고 있다 보니 전시장에 찾아와 한 번 더 보게 되더라. 이러한 과정 속에서도 자연은 끊임없이 변화되는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내가 조성한 작품 속에서 목격하는 과정도 즐거움의 시간이 되었다.

어려웠던 시간

특별히 어렵다고 느낀 점은 없었다. 다만 어렵다는 생각보다는 아쉬운 부분이랄까. 작품을 처음 구상하고 콘셉트를 잡았을 때 처음 상상했던 대상지는 넓게 뚫려있는 광장이 아닌 나무와 숲이 있는 있어 어느 정도 세상과 단절된 느낌의 공간 속에 자리하여 조성된 작품이었다.

고택정원이나 산속에 있는 느낌을 생각하며 시작된 작품이었다. 그런데 주어진 공간은 주변이 너무나 밝은 곳이었고 차단되기 보다는 오픈된 공간이라 당혹스럽기는 했다.

때문에 작품의 완성도에 있어서 환경적인 부분이 조금 부족했던 것 같다. 식재도 밝은 부분을 의식해서 한 게 아니라 다소 어두운 부분을 감안해서 진행해야 했는데 무리하게 밝은 부분에 심은 것도 조금 아쉬웠던 부분이다.

▲ 대상을 수상한 최재혁 작가의 '세심원-마음이 쉬는 자리' <사진 박흥배 기자>

향후 계획

우선 이번 수상을 계기로 지금까지 진행해 온 정원 작업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예정이다. 공부를 많이 하지는 않았기에 한국 정원에 대해 매력을 크게 느끼고 있는 만큼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을 생각이다.

한국 정원은 과학을 이용하거나 공간을 억지로 만들지 않고, 소박하고 기존의 자연을 이용해서 충분한 아름다움과 편안함을 만들기 때문에 끊임없이 고민과 연구를 통해 지식을 쌓을 생각이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와 일본 정원의 차이를 외형적인 부분은 피부로 느끼고 있는 것 같다. 다만 정원을 하는 사람들도 우리나라 정원의 실체를 구현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더 많은 고민을 하고 공부를 함으로써 동시대 사람들과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정원을 만들어가는 게 나의 꿈이다. 물론 머릿속으로 그린 이상적인 모습을 현실에서 구현하기란 쉽지는 않다.

정원 조성 의뢰를 받으면 가끔 영국식 표현이나 옛날 향나무를 활용한 애매하고 근대식 정원 양식을 요청하는 의뢰인이 있는데 코리아가든쇼처럼 모던한 정원을 표현할 기회가 많지 않다. 내게는 도전이자 실험적이면서도 내가 상상하던 것을 구현할 수 있어서 너무나 좋은 기회가 되어준 코리아가든쇼를 잊지 못할 것이다.

 

 

저작권자 © Landscape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