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놀이터, 상상놀이터, 모험놀이터... 그야말로 놀이터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중 순천기적의 놀이터는 ‘계륵’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언급에서 최대한 배제되고 있다. 안전과 위험의 공생관계를 무시한 부분 때문에 언급되는 것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물론 안전은 법으로 정한 기준을 의미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안전과는 거리가 있다.

그렇다면 기적의 놀이터의 핵심으로 자리하고 있는 모래놀이 공간은 어디까지 통할 수 있을까? 이점에 대해 많은 자료들을 확인해 본 결과 수도권 지역에서 과연 통할까? 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지방에서는 모래놀이가 자연스런 일상일 수 있겠지만 일명 ‘안전병’에 가까울 정도로 안전에 민감한 도시 주거지역 내 사람들은 모래놀이터를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예로 서울시 관내 어린이집 1076곳 중 모래놀이터가 있는 곳은 138개로 13% 정도로 미미하다. 나머지는 고무포장이나 우레탄 등이 깔려있다. 유치원도 886곳 중 173곳만 있을 정도다.

그나마 있던 곳도 주민들의 항의로 모래에서 고무나 우레탄으로 바꾸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시는 모래놀이터를 주장하지만 각 구청에서는 시 정책을 따르자니 주민들의 반발을 벼텨내기가 쉽지 않다.

중구청의 경우 민원이 지속돼 주민 설문 조사를 진행해 92% 찬성으로 마을마당 놀이터에 있던 작은 모래장마저도 철거해야 했다.

주민들의 반발도 나름의 이유는 있다. 마땅히 공간이 없는 어른들이 저녁에 삼삼오오 모여 술을 마시는 자리가 되기도 하고, 담배꽁초는 물론 애견과 고양이들의 배설물까지 위생적으로 좋을 게 없다는 주장이다.

소독을 한다 해도 소독 후에 다시 반복되는 기간 안에 아이들은 모래놀이를 즐긴다는 점 때문에 주민들은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다.

동심의 원천이었던 모래놀이터. 아이들의 동심을 지켜줘야 할 어른들의 안전주의가 우리 아이들의 정신적 해방을 막고 있지 않은 지 고민해야 한다. 또한 사회적 저항 속에서 도출될 수 있는 합의점은 없는 지 지속적으로 이해를 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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